서울지역 초등학교의 48%가 2학기 온라인 수업을 실시간 쌍방향 형태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나머지 44%의 학교도 일방향으로 이뤄지는 온라인 수업을 실시간 형태로 바꾸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단 8%의 학교만이 관련 계획이 없다고 답하면서 사실상 대부분의 서울 초등학교들은 1학기 때보다 더 많은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특별시초등학교교장회는 3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코로나 19사태로 인해 실시한 원격수업 관련 설문조사(5학년 기준)'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설문은 지난 7월 21일부터 같은달 28일까지 서울 초등학교 교장 6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총 437명의 교장이 설문에 응답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운영하고 있는 원격수업의 유형에 대한 질문(복수 응답)에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을 하고 있다고 답한 경우가 전체의 94.5%를 차지했다. 이어 '과제 수행 중심 수업'(42.6%)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22.4%) '기타'(6.4%)순이었다.
서울초등교장회는 이와 관련해 "대부분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을 하면서 과제 수행 중심 수업 또는 실시간 쌍방향 화상 수업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특히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의 운영 정도에 대해선 69.1%가 '전혀 운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고, 14%가 '주 1차시 운영'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매일 2차시 이상 운영'(6.9%) '매일 1차시 운영'( 5.7%) '주 2차시 이상 운영')4.3%)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학교가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을 운영하고 있지 않고 있는 이유(복수응답)에 대해서는 '플랫폼 활용 실습이나 연수 등의 준비 지원 부족'(33.9%) '교육청의 명확한 지침 등이 없어서'(35.5%) '교사가 원하지 않아서'(33.2%) '웹캠, 컴퓨터 용량 부족 등 장비 미확보'(29.3%) '학부모가 원하지 않아서'(6.2%)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교사들이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을 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수업 장면 촬영 및 초상권 문제에 대한 두려움'(27.2%) '실시간 쌍방향 화상 등 새로운 수업 형태에 대한 두려움'(25.9%) '가정에 교사 수업이 실시간 공개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23.1%) '학생 출결 등의 학생관리 어려움'(5.7%) '스마트 기기 활용에 대한 부담감'(3%) 순으로 나타났다.
학부모가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을 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웹캠, 인터넷 등 수업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아서'(34.8%) '부모가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31.6%) '자녀가 장시간 컴퓨터에 노출되는 것을 꺼려서'(11.9%)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 대해 잘 몰라서'(1.8%)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울 초등학교 교장 대부분은 온라인 단방향 수업에서 오는 학생 간 학력 격차 문제를 고려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늘릴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향후 2학기에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운영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문항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7.8%가 '운영 계획이 있다'고 답했으며, 43.9%는 '운영 계획을 논의 중이다'이라고 응답했다. 나머지 8.2%만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따라 향후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을 확대 운영하기 위해선 최우선적으로 '교사의 합의 또는 동의'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교장이 전체의 38.9%로 가장 많았다. 교사의 역량과 준비도에 따라 온라인 수업의 질 차이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우선 교사에게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어 '학부모의 동의와 가정의 접속 장비 및 환경'(22.7%) '실시간 쌍방향 수업 운영에 필요한 장비(웹캠, 이어폰 등) 확보'(18.1%) '사용할 플랫폼 관련 활용 연수나 사례 등 지원'(14.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설문조사에는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 등에 대한 학교장들의 다양한 고민과 의견들이 개진됐다.
다수의 학교장들은 "쌍방향 수업을 위한 가정의 접속 환경 개선, 교사들의 자발적 참여 유도와 학교의 자율적 판단 존중, 개별 교사의 초상권 등의 민감한 부분과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 대한 교육청의 명확한 입장 발표나 가이드라인 제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모든 교사들이 사용하기 편하고 접근이 용이한 교육청 차원의 통합 플랫폼 구축, 원격 수업에 따른 학력 저하 및 교육격차 해소 방안 마련, 학년별·과목별·수준별로 다양한 원격수업 적용 방안, 과밀·과대학급에 대한 별도의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초등교장회는 이번 설문 조사 결과 2학기에 실시간 쌍방향 화상 수업을 하는 학교나 교사 수가 많아지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교육형태에 적합한 교수·학습 방법을 찾아 학력 저하나 교육격차를 줄이고 학습 성과를 높이는데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모아졌다고 했다.
서울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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