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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9일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이 서울 종로구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수요집회 기자회견` 발언을 하고 있다. [이윤식 기자] |
31일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서범수 미래통합당 의원이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서울시 집회신고 내역'에 따르면 정의연대는 내달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11문부터 10문 82m 지점 LG트윈빌딩 서관 앞까지 일부 차로·자전거도로·인도에 1000명 규모 '제8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문화제'를 열겠다고 신고했다.이 구간은 여의도공원과 파크원·LG트윈타워 사이 여의대로 구간이다.
정의연대는 같은 날 서울 중구 을지로 예금보험공사~광교 구간 인도·전차로에도 같은 문화제를 하겠다며 1000명 인원을 신고했다. 정의연대가 여의도와 을지로를 문화제 장소로 고려하는 것은 종로구 평화의소녀상 앞 집회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상징성과 문화제 공간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종로구는 '윤미향 사태' 이후 정의연대 수요집회와 보수단체들의 '윤미향·정의연대 규탄대회'에 인파가 몰리자 이달 초 소녀상이 위치한 율곡로2길 등을 집회제한구역으로 고시했다.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앞서 정의연대는 내달 12일 소녀상 앞에 위안부기림의날 세계연대집회를 하겠다고 집회 신고를 했지만 집회금지 통보 조치됐다. 정의연대는 최근 집회가 아닌 기자회견 형식으로 수요집회를 이어오고 있지만 기자회견 형식이기 때문에 대규모 인원이 참석하는데 한계가 있다.
여의도에서 문화제를 개최하면 국회가 있다는 점에서 국회에 조속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한다는 상징성을 띌 수 있다. 국회 바로 앞 국회대로에서 문화제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은 영등포구가 해당 지역을 코로나19 관련 집회금지구역으로 고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의대로는 집회금지구역이 아니다.
또 다른 집회신고 장소인 을지로는 최근 대규모 집회 장소로 부각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종로구가 광화문 일대 등 주요 지역을 집회제한구역으로 묶어버리자 이 지역과 가까우면서도 비교적 도로가 넓은 중구 을지로에 집회가 몰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을지로는 소녀상과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기도 하다. 다만 한경희 정의연대 사무총장은 이날 매일경제에 "여러가지 상황이 유동적이라 (문화제)장소는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의연대는 내달 14일 문화제를 예고했지만 장소는 미정이라며 아직 공지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정의연대는 내달 12일에는 종로구 소녀상 앞에서 세계연대집회를 기자회견 형식으로 하기로 했다. 이날 '수요집회'에는 지난 5월 정의연대 활동을 비판한 이용수 인권운동가도 참석하기로 했다.
위안부기림의 날은 2012년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처음 지정했다. 2017년 법 개정을 통해 이 날은 국가 기념일로 지정됐다. 8월14일은 고(故) 김학순 인권운동가가 1991년 피해자 증언자로 나서며 위안부 운동이 본격화한 날이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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