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 메이플홀에서 열린 `2020 욜드 이노베이션 포럼`에서 조동현 더열림 대표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보청기를 소개하고 있다.[사진 제공: 유용석 기자] |
"작년 여름 50대 중반의 교사 부부가 80세 노모를 모시고 사무실을 방문했습니다. 며느리는 집에 수험생이 있는데 시어머니가 TV 소리를 크게 틀어서 보청기를 착용하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해서 방문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어르신께 어느 경우에 가장 불편하냐고 여쭤 보니 첫째는 노인대학을 다니는데 강의내용을 잘 듣지 못하는 것이고, 다음은 마을회관에서 고스톱을 칠 경우 상대방의 '고!', '스톱!' 소리를 못 들어서 돈을 잃은 적이 몇 번 있다고 했습니다."
29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 메이플홀에서 열린 '2020 욜드 이노베이션 포럼'에서는 시니어 시장의 스타트업, 신기술 기업 등 혁신 기업에 대한 소개 자리도 마련됐다. 이날 조동현 더열림 대표는 이런 얘기를 전하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보청기를 소개해 참석자들의 귀를 쫑긋 세웠다.
'더열림'은 2015년 1월 설립된 강소기업이다. 임직원은 10명에 불과하지만 이중 7명이 연구개발 인력일 만큼 기술력 하나로 승부하고 있다. 그 결과, 스마트 보청기 특허 5건, 해외특허출원(PCT) 1건, 미국특허등록 1건의 지적재산권을 가지고 있으며, AI 스마트 보청기, 융복합헬스케어 보청기 등 총 4건의 특허도 출원 중이다.
이중 AI 스마트 보청기 특허는 고령자 보폭 측정으로 치매 징후를 추적하고 이를 통해 낙상 징후까지 추적하는 기능을 복합한 것이다. 고령자 등 난청인 대상으로 진행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연구에서 청력상실과 치매가 상관관계가 높고 이런 요인이 낙상사고의 30~40%와 연계된다는 결과에서 착안한 것이다.
더열림은 고가의 비용 외에도 장애인이나 노인이라는 인식 때문에 보청기 착용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는 점도 인식하고, 애플의 무선 이어폰(earbud)과 같이 크기와 디자인적으로 거부감이 없도록 보청기를 제작했다. 여기에 AI 기술과 앱(App)을 통해 맞춤형 피팅이 가능하도록 기능을 부가하고 있다. 가격도 기존 보청기 대비 1/3~1/10 수준으로 저렴하게 책정했다.
더열림은 AI에 더해 스마트폰을 통해 스피커에 블루투스를 연결해 스테레오 음질을 구현(TWS: Truly Wireless Stereo)하고, 청력 프로파일에 맞춰 잘 들리지 않는 주파수를 증폭(PSAP: Personal Sound Amplification Product)하는 식의 기술도 연내 구현할 계획이다. 여기에 의료기기로서의 보청기(HA: Hearingaid) 인증도 추진 중이다.
청소년 난청인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모든 연령층에서 거부감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혁신도 시도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0년 한국 전체 난청인구는 809만명(전체 인구의 16%)으로 난청인구는 최근 5년새 41% 증가했다. 청소년 난청인구도 증가해 중학교 1학년의 경우 18%, 고등학교
조동현 대표는 난청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점을 언급, 올해 매출액 18억원을 시작으로 2023년 358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란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기반으로 코스닥 시장 상장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종헌 기자 cap@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