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꿀벌이 멸종 위기에 처했습니다.
먹이도 부족한데 천적인 외래종 말벌까지 늘어나 개체수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이게 단순히 꿀벌만의 문제에서 끝나는 게 아니고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박은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벌집에서 샛노란 꿀이 흘러내립니다.
매년 여름은 양봉업자들에게 수확의 계절이지만 최근엔 꿀에 손을 댈 수가 없습니다.
사람은커녕 꿀벌이 먹을 꿀도 부족해 꿀 채집 대신 꿀벌 사육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박은채 / 기자
- "원래 같으면 인근 나무에 핀 꽃에서 꿀을 길어 저장하지만 올해는 먹이가 없어 이렇게 설탕물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먹이가 부족해 꿀벌무리들은 비극적인 선택에 내몰리기도 합니다.
▶ 인터뷰 : 황협주 / 한국양봉협회 회장
- "노쇠한 벌들이 먼저 나가서 바깥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있었고. 살아있는 벌들이 태어나는 벌들을 죽이는 걸 직접 목격을 했습니다."
꿀 부족 현상은 한반도의 기온이 점차 높아지면서 아카시아나 밤꽃처럼 꿀이 많이 나던 식물에서 꿀이 나오지 않으면서 비롯됐습니다.
기후 변화는 외래종 말벌 개체수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특히 중국에서 건너온 꿀벌의 천적인 등검은말벌이 최근 급증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동원 / 농촌진흥청 농업과학원 박사
- "기온이 100년 동안 우리나라가 1.5도 증가했고요. 원산지인 중국 남부와 비슷한 환경이 조성이 되니까 훨씬 (등검은말벌이) 잘 정착하고 있고…."
문제는 꿀벌의 개체수가 줄어들면 꿀벌의 수분활동에 의존하는 과일과 채소의 수확량도 덩달아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식량 생산량의 80% 이상이 꿀벌의 수분활동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35년엔 토종 꿀벌이 아예 자취를 감출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 꿀벌을 보호하는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박은채입니다.
영상취재: 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오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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