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25전쟁 휴전 67주년을 맞아 '자위적 핵 억제력'을 언급하며 국방력 강화 의지를 천명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조국해방전쟁 승리의 날' 67주년이었던 어제(27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회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해 이같이 연설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오늘(28일)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먼저 "우리의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하여 이 땅에 더는 전쟁이라는 말은 없을 것이며 우리 국가의 안전과 미래는 영원히 굳건하게 담보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6·25전쟁 이후 70년에 대해 "결코 평화 시기라고 할 수 없는 적들과의 치열한 대결의 연속이었다"며 "우리의 발전을 억제하고 우리 국가를 침탈하려는 제국주의의 위협과 압박은 각일각 가증되었다"고 말해 엄중한 정세인식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1950년대의 전쟁과 같은 고통과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전쟁 그 자체를 방지하고 억제할 수 있는 절대적 힘을 가져야 했기에 남들 같으면 백번도 더 쓰러지고 주저앉았을 험로 역경을 뚫고 온갖 압박과 도전들을 강인하게 이겨내며 우리는 핵 보유국으로 자기발전의 길을 걸어왔다"고 언급, 핵 보유를 정당화했습니다.
특히 "우리는 총이 부족해 남해를 지척에 둔 락동강가에 전우들을 묻고 피눈물을 삼키며 돌아서야 했던 동지들의 한을 잊은 적이 없다"며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최강의 국방력을 다지는 길에서 순간도 멈춰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비로소 제국주의 반동들과 적대 세력들의 그 어떤 형태의 고강도 압박과 군사적 위협 공갈에도 끄떡없이 우리 스스로를 믿음직하게 지킬 수 있게 변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전쟁은 넘볼 수 있는 상대와만 할 수 있는 무력충돌이다. 이제는 그 누구도 우리를 넘보지 못한다"며 "넘보지 못하게 할 것이고 넘본다면 그 대가를 단단히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해 자신감을 피력했습니다.
미국을 겨냥해선 "제국주의", "침략성과 야수성" 등 거친 단어를 사용했지만, 혈맹으로 일컫는 중국에 대해서는 "이 기회에 우리 인민의 혁명전쟁을 피로써 도와주며 전투적 우의의 참다운 모범을 보여준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들과 노병들에게도 숭고한 경의를 표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오늘의 조건과 환경이 어렵다고 하지만 전쟁시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젊은 세대가 전쟁노병을 본받아 위기를 극복하자고 독려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집권 이후 5차례 열린 노병대회에 참석해 직접 연설까지 한 것은 2015년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올해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경제난과 민심이반이 심화함에 따라 체제 고수와 내부 결속을 다지는 전환점으로 삼기 위해 참석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중앙TV가 이날 공개한 영상 속 김 위원장은 노병들을 깍듯하게 예우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노병들에게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했으며 노병들은 두 팔을 머리 위로 든 채 손뼉을 쳤습니다. 그는 2018년 노병대회 때도 노병들과 기념촬영 후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행사장에 등장할 때도 참전 군인 출신인 양형섭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대동했습니다.
이번 노병대회에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비롯해 최룡해·박봉주·리병철·리일환·최휘·최부일·리만건·오수용·조용원·김영환·박정남·리히용·김정호 등 주요 당 간부와 박정천 군 총참모장, 김정관 인민무력상 등도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최영림·양형섭·태종수·리명수·리용무·오극렬·김시학 등 참전 경험이 있는 당 및 군 간부들도 주석단에 자리했습니다.
노병들은 대회 이후 내각이 인민문화궁전과 옥류관 등에서 마련한 연회에 참석했습니다.
최룡해·박봉주 부위원장과 김재룡 총
북한은 정전협정으로 휴전이 된 7·27을 '전승절'(조국해방전쟁 승리의 날)로 기념하며, 40주년인 1993년을 시작으로 2012년, 2013년, 2015년, 2018년 노병대회를 열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