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오르막길을 보면 한숨이 나오시죠?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오르막뿐 아니라 옆으로 기울어진 길을 봐도 식은땀이 흐른다고 합니다.
약한 경사여도 휠체어가 옆으로 넘어갈 수 있거든요.
조일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전동휠체어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 아슬아슬하게 인도를 지나갑니다.
조금 더 급한 경사를 만나자 휠체어가 미끄러져 내려가고 쉽게 올라오지 못합니다.
전동휠체어를 타는 신인기 씨는 옆으로 기울어진 '횡단 경사'를 만날 때마다 불안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신인기 / 장애인권익옹호자조모임
- "조금만 기울어도 바퀴가 헛돌면서 미끄러져 내려오는 경향이 있어요. 조금만 더 기울어졌으면 아마 넘어졌을 거예요."
걸어갈 때는 별다른 불편함 없이 지나갈 수 있지만, 같은 장소를 휠체어를 타고 가보니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한쪽으로 쏠려 이동이 어렵습니다.
이런 횡단경사를 오르막길에서 만나면 바퀴가 땅에 제대로 닿지 않아 뒤로 넘어갈 뻔하기도 합니다.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횡단 경사'를 4%에서 2%로 줄이도록 법이 바뀌었지만, 경사도가 20%를 넘는 등 이를 지키지 않은 곳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서울의 한 교통섬은 신호를 기다리던 장애인이 옆으로 넘어질 정도로도 경사가 심합니다.
신호를 보고 다시 출발하다 넘어질 수도 있고, 차도로 미끄러져 내려갈 위험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조우리 /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 "한쪽은 높고 한쪽은 낮으니까 중심 잡기 힘든 장애인분들은 갑자기 쏠리면 넘어져서. 넘어지면 세우기도 힘들고 많이 다치기도…."
▶ 인터뷰(☎) : 허준수 / 숭실대 사회복지대학원장
- "도로 경사로를 전동휠체어가 접근 가능할 수 있도록 만들어…. 장애인을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여러 종류의) 장애인 이동 수단도 확보하는 게…."
비장애인이 느끼지 못한 부분까지 보살피는 복지 정책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MBN뉴스 조일호입니다.
영상취재 : 김원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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