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52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검찰 인사 시즌까지 겹쳐 최종 처분이 늦어지는 가운데 8월 초에는 결론이 날 것으로 관측됩니다.
오늘(27일) 연합뉴스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이 사건과 관련된 참고인 조사를 병행하며 아직 보완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기소 대상자들에 대한 공소장 접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정이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법무부가 이르면 모레(29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8월 초로 예상되는 고검검사급(차장검사 이하) 인사 전에 서울중앙지검이 이 부회장 사건 등 주요 사건을 처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법무부는 검찰인사위원회 개최일을 29일 또는 30일로 잠정적으로 잡아놓고 검찰인사위원들과 최종 날짜를 조율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통 검찰인사위가 열리면 당일 또는 늦어도 다음 날 인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삼성 사건 수사팀과 대검찰청은 범죄사실 정리 및 공소장 작성 작업 등을 놓고 긴밀하게 의견을 조율하고 있지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 수뇌부에는 최종 보고가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 수사를 1년 8개월간 해왔지만, 법원에서 유죄를 입증하려면 디테일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막판까지 꼼꼼하게 내용을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지난달 26일 법조계·학계 등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13명의 위원 가운데 10명이 이 부회장 수사 중단과 불기소에 손을 들어준 점 때문에 한층 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수사심의위 권고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 등 10여명을 기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다만 기소 대상과 적용 혐의 등 범위는 최소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어 최종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 지검장의 주례회의(대면보고)가 한 달째 서면으로 대체된 것도 일부 영향을 끼친 측면이 있습니다.
게다가 KBS의 '검언유착' 녹취록 오보 배후 의혹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소 정황 누출 의혹 등이 겹친 서울중앙지검의 뒤숭숭한 분위기도 삼성 사건의 최종 처리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의 '검언유착' 사건
박 전 시장 고소 정보가 검찰에서 외부로 흘러나갔을 의혹과 관련해서는 윗선 보고 경위 등에 대해 대검 형사부가 진상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