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채팅앱에서 대화 상대를 허위주소지로 유인해 해당 주소지의 주민에게 피해를 준 용의자를 경찰이 찾아 나섰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지난 19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주택 초인종을 누른 남성이 주민의 신고로 임의동행됐다고 25일 밝혔다.
이 남성은 익명 채팅앱 이용자로, 채팅에서 자신을 여성으로 소개한 이가 자신을 만나려면 찾아오라고 알려준 주소로 찾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당일 주변 폐쇄회로(CC)TV에는 이 남성을 제외하고도 3명의 남성이 해당 주택의 초인종을 눌렀던 모습이 담겼다.
해당 아파트 단지는 1층 현관 출입문에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출입이 가능하다.
용의자는 이 아파트의 현관 비밀번호까지 남성들에게 알려줬다.
경찰은 허위 정보로 남성들을 유인한 용의자를 '주거침입 미수 간접정범' 혐의로 추적 중이다.
간접정범은 범죄행위임을 모르는 대상자 등 고의성이 없는 이들을 도구로 동원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의미한다.
경찰은 용의자에게 속아 주택을 찾은 남성들은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여겨 입건하지 않고 참고인 조사할 예정이다.
최근 대전지법은 지난 8월 랜덤 채팅 앱 프로필을 '35세 여성'으로 설정하고 대화 상대를 거짓 주소로 유인해 여성을 성폭행하게 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한 바 있다.
이 남성은 "강간당하고 싶은데 만나서 상황극 할 남성을 찾는다"는 내용의 채팅을 보냈던 것으로 확인
다만 피해 여성을 성폭행한 피의자는 자신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웠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경찰은 "용의자는 추적해 입건·처벌하겠으나, 허위 주소에 속아 주택을 방문한 남성들은 판례상 입건 대상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지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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