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구급차 막은 택시기사, 법정 들어갈 땐 "뭘" 나와선 "유족에 유감"

접촉사고 처리를 이유로 응급환자가 탄 구급차를 막아 환자 이송을 지연시켜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비난을 받는 택시기사 최 모씨(31)에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났다.
서울동부지법 권덕진 부장판사는 24일 오전 10시30분에 택시기사 최씨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그는 이날 오후 12시2분께 영장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섰다.
최씨는 '구급차 왜 막았나'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앞으로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다"고 답했다. '유가족에게 할 말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이어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 '일부러 막아 세웠는지' 등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은 채 호송차에 탑승했다.
앞서 최씨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할 때에는 '책임지겠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질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무슨 이야기를 하는건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 없느냐'는 질문에는 "뭘…"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최씨는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강동구 지하철 5호선 고덕역 인근 도로에서 구급차와 접촉사고가 나자 '사고 처리부터 하라'며 구급차를 10여분간 막아선 혐의(특수폭행·업무방해)를 받는다.
그는 구급차 운전자가 "환자를 이송한 후 해결하자"고 하자 "환자가 죽으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해당 구급차는 호흡 곤란을 호소하던 79세 폐암 4기 환자를 태우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는 다른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당일 오후 9시쯤 끝내 숨을 거뒀다.
해당 사건은 청와대 국민청원 '응급환자가 있는 구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기사를 처벌해주세요'라는 게시물에 대한 청원 동의자 수가 이날 오후 4시24분 현재 72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최씨는 구속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 인근 경찰서 유치장에서 심사를 기다릴 예정이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