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언택트(Untact)'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제 시위도 온라인을 통해 주장을 전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일 포털사이트 급상승 검색어에는 '문재인 내려와'와 '문재인 힘내세요'가 나란히 등장하며 '실검 전쟁'이 치러졌다. 대학생들도 학교의 불통행정에 맞서 연일 'ㅇㅇ대는 소통하라'를 실검에 올리고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지만, '실검 총공(총공격)'은 이미 하나의 시위 문화로 자리잡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문재인 내려와" vs "문재인 힘내세요"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대하는 네이버 카페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회원들이 주도하는 온라인 시위가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카페 운영진은 검색어 총공을 하는 방법을 상단 공지에 띄워둔다. 회원들은 운영진이 제공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검색어를 입력하며 총공에 참여한다.
시위는 '3040 문재인에 속았다', '문재인 내려와' 등의 문구를 실시간 검색어에 올리는 형태로 진행된다. 지금까지 올라온 문구는 '김현미 장관 거짓말', '헌법 13조2항', '6·17위헌 서민 피눈물' 등이 있다.
이들 카페 회원이 올린 검색어가 실검에 뜨자, 반대 진영에서는 '문재인 힘내세요'를 올려 반격에 나섰고 포털 사이트 검색어를 통한 진영 싸움이 이어졌다. 관련 시위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24일 오후 2시에도 '문재인나와 을지로'라는 키워드로 실검 총공이 이뤄졌다. 해당 키워드는 급상승 검색어 10위 안에 들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 1970년에는 대자보, 2020년에는 실검
실검 챌린지는 정치적 사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학생들도 최근 선택적 패스제 도입 및 기말고사 시행 방식 변경과 관련해 'ㅇㅇ대는 소통하라'를 실검에 올린 바 있다.
이날 3시쯤에도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상명대 학생들이 '상명대는 소통하라'를 검색어에 띄웠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과거에는 대자보로 목소리를 냈다면 이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도구를 이용하는 것으로 방식이 바뀌었다"라며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집회를 하기 힘든 상황이라 온라인 시위가 더 적극적으로 이뤄지게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실검 총공은 '온라인 집회'
일각에서는 실검 총공을 두고 여론몰이를 한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이에 김 교수는 "일정한 가이드라인에 맞게, 규정과 법 안에서 이뤄지는 일이다. 그렇기에 실검이라는 장치가 의견을 대변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실검 총공'은 불법이 아니다. 매크로를 사용해 실검을 조작한다면 불법이지만, 실검 총공은 실제 자신의 아이디로 로그인해 검색어를 직접 입력하는 합법적인 방식으로 이뤄진다.
실검 총공은 사실상 "온라인 집회"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검 총공을 실시하는 이들은 정확한 날짜와 시간, 방식을 정해 총공을 진행한다. 오프라인 시위와는 공간적 특성을 제외하고는 큰 차이가 없다.
김
[김지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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