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전 온라인에서 화형대 위에 사로잡힌 마녀였죠. 불은 꺼지지 않고 더 활활 타오르고 있었어요. 언제쯤 이 고통이 끝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범죄 피해자인 김지은 씨(35)가 24일 공개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故) 박원순 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 비서 A씨에게 "당신 곁에 서겠다. 힘내세요"라면서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따로 뵐 일이 있다면 긴 말 보다 그분의 손을 잡아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미투가 일어나면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모두가 말하지만, 바뀐 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여전히 조직 내 범죄 사각지대에 피해자가 방치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전 시장의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김씨는 "어떤 죽음이 애도돼야 한다면, 어떤 생존도 존중돼야 한다. 사건의 실체 규명은 필요하다"면서 "더 이상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피해자를 향한 일부 대중의 가혹한 공격을 막기 위해서라도 수사기관의 공정한 수사는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지난 4일 안 전 지사의 모친상에 문재인 대통령과 지자체장, 장관, 청와대 인사, 여당 의원들이 조의 표한 것에 대해 "공포스러웠다"고 답했다.
그는 "호흡곤란이 와서 병원을 찾기도 했다. 보호받으며 살아갈 수 있을까 생각했던 기대가 한 순간에 무너져 내렸다"며 "주변의 다른 피해자들이 가해자의 출소가 견딜 수 없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해줄 때만 해도 어떤 공포인지 잘 몰랐는데, 그걸 느꼈다"고 전했다.
'미투를 후회하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거 인간다운 삶을 살고 싶어서 미투를 했다. 하지만 미투 이후 제 삶의 많은 부분이 변했다"며 "지옥에서는 벗어났지만 2차 가해라는 또 다른 고통을 받으며 2년 가까이를 보냈다. 하루하루 힘겨웠다. 오랜 시간 재판을 통해 사실을 입증했음에도 편집된 일부 내용들을 가지고 저를 비난하는 분들로 인해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렇지만 (안 전 지사에 대한)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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