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선원들의 무더기 확진이 잇따르고, 선박 수리에 투입된 국내 노동자들까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부산항 전반에 코로나 공포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냉동수산물 운반선과 수리 선박이 이용하는 감천항과 남항에서만 확진자가 나왔지만, 신항과 북항의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원 중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해당 선박이 장기간 발이 묶이면 연쇄적으로 물류에 큰 차질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오늘(24일) 부산해양수산청과 터미널 운영사 등에 따르면 부산항을 찾는 컨테이너선은 연간 1만4천여척, 하루평균 40척에 이릅니다.
이 배들은 신항과 북항의 9개 터미널에 접안해 짧게는 몇시간, 길게는 30시간 넘게 컨테이너를 하역합니다.
연간 처리하는 컨테이너가 20피트짜리 기준 2천만개를 넘어 비는 선석이 거의 없습니다.
선원들은 컨테이너를 하역하는 시간을 이용해 교대하거나 외출하기도 합니다.
해당 선원들은 전원 진단검사를 받습니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확진자가 1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장기화하면서 언젠가 컨테이너선 선원 중에서도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확진자가 나오면 같은 선박의 다른 선원들은 모두 선내에서 2주간 격리 생활을 하며 검역당국의 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그 기간 해당 선박은 출항하지 못하고 부산항에 대기해야 합니다.
문제는 부산항에는 이런 선박을 옮겨 대기시킬 선석이 없다는 것입니다.
접안한 부두에서 대기할 경우 선석 하나를 장기간 차지하기 때문에 다른 선박들의 접안과 하역이 줄줄이 지연될 수밖에 없습니다.
환적화물이 제때 하역되지 않으면 다른 터미널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쳐 부산항 전체 물류에 차질이 생깁니다.
운영사 입장에서는 장기간 선석을 사용하지 못해 큰 영업 피해를 봐야 합니다.
이 때문에 운영사들은 이런 사태가 발생했을 때 물류 차질을 막을 대책 마련을 해양수산부와 항만공사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부산해양수산청 등은 컨테이너선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선박으로 인해 물류 차질이 없도록 해당 선박을 외항으로 이동시켜 놓고 나머지 선원들을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검역소 측이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매일 검역관들이 배를 타고 외항까지 나가서 선원들의 상태를 확인하려면 현재 인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렵고, 다른 선박 검역이 연쇄적으로 지연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부산항을 담당하는 상시 검역 인력은 20여 명에 불과합니다.
러시아 선원 확진이 잇따르자 다른 지역에서
항만 관계자들은 "컨테이너선을 포함해 하루 80척이 넘는 선박이 입항하는 부산항 전체를 담당하기에는 검역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수출입화물의 70%를 처리하는 항만이자 세계 2위의 환적항인 부산항 방역 체계를 전면 재점검해 인력을 대폭 확충하는 등 근본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