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세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정부가 공립 초등교사 신규채용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큰 폭으로 줄이기로 했다. 2024학년도 공립 초등교사 신규채용은 3000명 내외 규모로, 지난해 임용시험이 치러진 2020학년도 채용 인원 3916명보다 약 1000명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교육부가 지난 2018년 수립한 당초 계획보다 6~7년가량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다.
23일 교육부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0차 사회관계장관회의 겸 제4차 사람투자인재양성협의회를 열고 '미래교육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교원수급정책 추진 계획'을 논의했다.
교육부가 초등교사 신규채용 규모를 재조정하는 것은 앞으로 초등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통계청이 실시한 장래인구특별추계 결과에서 오는 2030년 초등학생 수는 172만명으로 예상됐다. 2030년 기준 초등학생 수는 226만명이리라 예측했던 2016년 추계보다 약 54만명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2016년 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2018년 수립한 기존 교원수급계획보다 공립 초등교사 신규채용 규모를 감축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교원수급계획에 대한 신뢰보호 차원에서 감축 규모는 최소화했다는 게 교육부 입장이다.
교육부 계획에 따르면 당장 올해 치러지는 2021학년도 초등교사 임용시험에선 신규채용 규모는 기존 계획보다 100명 줄어든 3780~3880명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2022학년도 시험에선 기존 계획보다 400명 줄어든 3380~3580명이 새로 채용되고, 2023학년도 시험부터는 3000명대 초반 인원이 채용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고등학교를 맡는 중등교사 채용 규모는 기존 계획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2년 전 예측과 비교했을 때 학령인구 감소폭의 변화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2020학년도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선 4448명이 신규로 선발됐다. 2021학년도엔 4290~4440명, 2022학년도엔 4270~4410명, 2023학년도부터는 4000명 내외 인원이 각각 채용될 전망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원은 공무원으로서 한 번 채용하면 쉽게 내보낼 수 없는 구조다"라며 "2025년 이후 (초등생 수가) 급감하는 추세를 선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채용규모 감축이라는 양대 악재로 인해 교육대학은 물론 사범대학도 입학정원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 사범대학 평가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를 반영해서 C등급 이하 학과와 사범대에 대해선 정원을 줄인다"며 "이는 2023학년도 정원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등교원 임용시험 경쟁률은 평균 2대1이 되지 않는다"며 "추후 교원 수급계획이 확정되면 2023학년도 정원 계획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교육대학 입학정원은 지난 10년간 단 한 차례 감축됐다. 서울교대, 경인교대, 공주교대 등 10개 국립 교육대학의 총 입학정원은 2011학년도 4053명에서 2012학년도 3583명으로 줄어든 뒤 줄곧 이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교육부는 그동안 신규교원 채용규모를 정할 때 기준점으로 삼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서 이제는 벗어날 때라고 강조했다. 공립학교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중등의 경우 2018년부터 OECD 평균 이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초등은 오는 2023년에 OECD 평균 수준에 도달할
교육부는 상시적 학교 방역, 과밀학급 해소,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수요 등을 반영한 새로운 교원수급전망 모델을 2021년까지 마련하고, 2022년 발표하는 교원수급계획부터는 이 모델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교원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와 연동해 2년마다 5년 단위의 교원수급 전망 수립도 법제화하기로 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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