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기관의 현직 기관장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과 관련, 피해자 법률대리인이 2차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에 대해 "분노를 넘어 살의(殺意)마져 느껴졌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장영승 서울산업진흥원 대표는 지난 2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피해자 A씨 법률대리인이 진행한 기자회견을 보다가 중단했다며 "김재련은 여성단체 대표들을 들러리로 세워놓고 기자회견 내내 자기변명을 하고 있었다"며 "비겁하면서도 사악하다. 이제 우리나라의 여성운동은 끝났다"고 썼다.
그는 23일에도 자신의 SNS를 통해 발언을 이어갔다. 장 대표는 "(박) 시장님이 과연 사과를 하지 않으셨을까"라고 반문하며 "시장님은 여러 정황상 잘못을 인지하셨더라도 사과를 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시장님께 사과를 할 여유뿐만 아니라 삶을 정리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며 "내가 분개하는 이유는 그 지점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시장님을 파렴치한으로 몰고 가기위해 영결식 하는 날에 기자회견을 함으로써 그의 급작스러운 죽음을 감당해야할 유가족들과 시장님을 사랑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애도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모든 애도행위와 진실을 궁금해하는 시민들의 마음조차 2차가해라는 표현으로 억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를 향해선 "아마 언젠가는 고소인이 언론에 직접 등장하겠지만 오랜 시간 시장님을 존경해왔던 사람으로서 시장님이 떠난 슬픔만큼 고소인에게 죄송스러움과 미안함을 전한다"며 "감히 고소인에게 조언을 한다면 인간의 행복함이란 삶의 진정성과 진실함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박 전 시장 재직 중인 2018년 11월부터 서울시 산하기관인 중소기업 지원업무를 맡는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를 맡았다.
한편 장 대표가 언급한 기자회견은 박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가 22일 오전 11시 서울 모처에서 열었던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사건 2차 기자회견'을 말한다.
피해자 대리인측은 "(성고충을 토로한 피해자에게) 서울시 인사 담당자들이 '30년 공무원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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