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당일 행적을 추적할 휴대전화 비밀번호가 풀렸습니다.
경찰은 본격적인 디지털 포렌식 작업에 들어갔는데요.
현장 취재기자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김태일 기자 (서울시청 앞에 나와있습니다.)
【 질문1 】
그런데 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피해자 측에서 알려줬다고요?
【 기자 】
지난번 n번방 조주빈 사건 때 조주빈의 휴대전화 기종이 아이폰이라 비밀번호를 해제하는데 수개월이 걸릴 것이다 이런 예상이 나왔었잖아요.
실제로 조주빈의 휴대전화는 4개월이 넘은 지금까지도 비밀번호 해제를 못 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장소에서 발견된 휴대전화도 아이폰 기종이라 이걸 푸는데도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런 예상이 많았는데.
피해자 측 변호사인 김재련 변호사가 비밀번호를 제보해 쉽게 해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현재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에 착수한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피해자 측에서 가족들도 모르는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가 궁금해지는데요.
발견된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가 개인용이 아니라 업무용이라서 비서실 출신의 피해자가 비밀번호를 기억하고 있었던 걸로 파악됩니다.
경찰이 이제 휴대전화 통화기록 등에 접근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박 전 시장의 사망 경위도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보이고요.
사망 경위를 추적하다 보면 성추행 의혹이라던지 고소 사실 유출 의혹이라던지 다른 의혹들에 대해서도 접근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 질문2 】
김재련 변호사 얘길 했는데. 어제 기자회견에서 경찰 고소 전에 검찰에 먼저 전화를 했다는 사실을 알렸잖아요. 그런데 검찰은 왜 이걸 묵살했느냐 이 부분도 의문입니다.
【 기자 】
그렇습니다. 김재련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 먼저 전화를 걸어 면담 요청을 했다고 밝혔죠.
어제 기자회견에서 나온 얘기 먼저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김재련 / 피해자 측 변호사
- "피해자와 상의를 한 다음에 중앙지검 여성아동조사부 부장님께 연락을 드리고 면담 요청을 했습니다. 피고소인이 누구인지 확인해야 면담에 대해서 검토하실 수 있다고 해서 피고소인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피고소인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라는 걸 알았고, 면담 시간까지 정했는데 돌연 면담을 취소한 배경이 궁금해지는데요.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부장은 사전 면담은 절차에 맞지 않다고 판단해 취소했다"고 밝히고 있죠.
이 판단을 단독으로 한 것인지, 아니면 상부의 지시를 받은 것인지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면담 요청 전화가 온 사실은 서울중앙지검 내부 보고는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만 어느 선까지 보고가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성윤 중앙지검장까지 보고가 이뤄진 것인지, 대검도 보고를 받은 것인지도 궁금점입니다.
일단 대검은 서울중앙지검이 박 전 시장 사건을 인지했다는 사실을 보고받지 않았다고 밝혔고요.
이와 더불어 보고 누락 여부 등을 포함한 경위를 파악해 보고할 것을 중앙지검에 지시했습니다.
【 질문3 】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성추행 의혹을 조사하겠다던 서울시가 이 계획을 철회했죠?
【 기자 】
피해자 측과 여성단체들이 서울시가 주도하는 진상조사를 거부한다고 밝히면서 서울시가 자체 조사단 구성 방침을 철회했습니다.
대신 피해자 측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내면 인권위 조사에 협조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시 발표 내용 들어보시죠.
▶ 인터뷰 : 황인식 / 서울시 대변인
- "서울시는 피해자 지원단체의 진상규명조사단 참여 거부에 유감을 표하며, 피해자가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통해 조사를 의뢰할 경우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여성단체에서는 "서울시는 책임의 주체이지 조사의 주체일 수 없다"면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를 진행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가 4년 동안 20명 가까운 서울시 전·현직 비서관들에게 고충을 얘기했지만 묵살된 상황에서 직원들이 내부 조사를 통해 진실된 응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인데요.
따라서 앞으로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은 국가인권위가 조사할 것으로 예상이 되고요.
이 경우 서울시 전·현직 간부 다수가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시청 앞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