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최근 지난해 하반기 자신과 가족을 향한 언론보도에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히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21일 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조 전 장관의 과거 트위터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타인에게 적용했던 그 원칙은 본인에게도 적용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언론사 대상 정정보도 청구와 기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학문적 소신과 모순된다는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비판이 제기되자 자신의 저서와 논문 등을 읽어보라고 제안했다.
일각에서는 조 전 장관이 지난 2013년 5월 3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시민과 언론은 공적 인물에 대한 완벽한 정보를 가질 수 없다"며 "따라서 공인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부분적 허위가 있었음이 밝혀지더라도 법적 제재가 내려져서는 안 된다"고 글을 올린 것과 관련,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조 전 장관의 또 다른 글에서는 "편집과 망상에 사로잡힌 시민도, 쓰레기 같은 언론도 표현의 자유가 있다"며 "특히 공적 인물에 대해서는 제멋대로의 검증도, 야멸찬 야유와 조롱도 허용된다"고 돼 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보편적 도덕법칙 '정언명법'을 인용하면서 "공리가 있어야 수학이나 기하학의 활동이 가능한 것처럼, 정언명법을 지켜야 윤리학적 담론이 가능한 것"이라면서 "즉, '내로남불'하면 사회에 윤리를 세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므로 타인에게 적용했던 그 원칙은 본인에게도 적용하셔야 한다"며 "이렇게 말씀하셨던 분이 이제와서 언론사들 대상으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조국 전장관님의 논문과 저서를 아무리 다시 읽어도 내로
그는 "우리가 따지는 것은 명예훼손을 형법에 넣느냐 민법에 넣느냐, 뭐 이런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의 관심은 조국 전 장관님이 과거에 하신 발언과 현재의 언행이 일치하느냐 여부에 가 있다"고 꼬집었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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