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하자 학생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학교 급식실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오늘(21일) 경기 화성의 A 초등학교 영양교사 B 씨는 지난 15일경 인근 아파트 수돗물에서 유충으로 보이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매일 아침 급식실 수돗물부터 확인합니다.
재료를 닦고 다듬는 전처리실, 조리실, 세척실 총 3곳의 수돗물을 각각 2리터짜리 패트병에 가득 채워 눈으로 이리저리 살펴본 뒤에야 학생들의 식사 준비를 시작합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물 받은 패트병을 매일 사진 촬영해 기록해 둔다고도 했습니다.
지난 20일 기준 화성시에 접수된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는 12건이었고, 경기도 전체로는 94건에 달했습니다.
B 씨는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뉴스와 맘카페 글을 보고 학교 급식을 책임지는 영양교사로도 너무 걱정돼 매일 물이 깨끗한지 확인해보고 있다"며 "다행히 아직 어떤 이물질도 발견되지 않았지만, 위생적인 부분이 가장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인근의 또 다른 초등학교 영양사 C 씨 역시 "큰 통에 물을 가득 받아 놓고 이물질이 없는지 매일 확인하고 있다"며 "야채는 날 것으로 주는 대신 가급적 데치는 등 가열해 제공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경기지역 학교 급식실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사례는 없지만, 완전히 안전하다는 확신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학부모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화성지역에 초등학생 자녀를 둔 박모 씨는 "집에선 주방이나 화장실에 필터를 설치했기 때문에 수돗물에 이물질이 있더라도 바로 걸러낼 수 있고 눈으로도 바로 확인할 수 있는데, 학교 급식실 수도에 필터가 설치된 것도 아니라 불안하다"며 "유충이 발견되는 원인, 경로 등이 하루빨리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각 학교로 공문을 보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급식실 위생관리를 보다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무엇보다 전처리 및 조리 전 수돗물에 특이점은 없는지 모니터링하고, 유충 발견 시 관할교육청과 지역
또 식단을 짤 때 생채소는 지양하고 가열 조리된 음식 위주로 제공하라고 했습니다.
도교육청 학교급식협력과 관계자는 "매일 급식실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아직 문제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물질이 나오는 즉시 급식을 중단하거나 급수를 지원하는 등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