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장이나 소공연장, 외국인 밀집지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전파 위험이 있지만 당국의 관리대상에서 빠진 취약시설의 방역 관리 실태가 상당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행안부는 방역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관계부처·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지난 6월부터 11개 분야 취약시설 80곳을 대상으로 기획점검을 진행해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오늘(21일) 실태점검 중간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점검 대상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정한 고위험시설 12개 등 집중 방역관리 대상에서는 빠져있지만, 시설 특성상 '밀폐·밀집·밀접' 등 이른바 '3밀'이 불가피해 감염 위험이 있는 시설들입니다.
국내외 집단감염 사례 등을 고려해 대상시설을 정했는데 해외 사례와 관련해서는 외국인 밀집시설·인력시장·소공연장·육가공업체 등을, 국내 감염사례를 참고해서는 쪽방촌·고시원·함바식당·고속도로 휴게소·볼링장·탁구장·무도 학원 등을 점검했습니다.
외국인 밀집지역은 서울 관악구 가리봉동의 소위 '벌집촌'을 점검했습니다.
이곳은 위생관리가 미흡하고 시설당 10∼20명이 모여 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집단감염에 특히 취약했습니다. 또한 거주 외국인의 대다수가 불법체류자로 파악돼 감염 발생 시 역학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과 경기 등의 인력시장 4곳은 외국인 구직자가 모이는 경우가 많았고 대부분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있었습니다.
쪽방촌은 서울역 인근과 영등포구, 남대문 등 3개 지역을 점검한 결과 거주자 대부분이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노약자나 기저질환자로 파악됐습니다.
이들 지역에는 코로나19로 최근 돌봄인력 방문이 줄어들면서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소독·발열체크·방역물품 지원 등이 보다 촘촘하게 이뤄질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고시원은 서울 용산구·관악구 등 2곳을 들여다본 결과 방문자 관리·발열체크·공동시설 소독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또 수험생뿐만 아니라 사회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경우가 많고 공용주방·휴게실 등에서 동선이 겹치기 쉬웠습니다.
미국·유럽 집단감염 사례를 참고해 점검한 육가공업체 8곳은 시설이 자동화돼있어 기본적 방역관리는 양호했습니다. 다만 냉동탑차 운전기사와 휴게시설 등의 방역관리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공연장은 최근 일본 내 집단감염 사례를 참고해 서울·부산·대구 등에서 모두 15곳을 점검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이 가운데 서울 홍대입구·대학로 일대의 스탠딩 공연장은 지하에 있는 경우가 많고 공연 중 함성 등으로 비말(침방울) 전파 위험이 커 특별관리가 필요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10곳을 들여다봤습니다. 불특정다수가 함께 이용하는데도 여전히 이용객들이 마주 본 채 식사를 하거나 테이블 소독이 제대로 안 된 곳이 많아 식당 테이블 일렬배치, 투명 가림막 설치 등 방역 강화지침을 내렸습니다.
볼링장은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탁구장처럼 신고대상이 아닌 자유업종으로 분류돼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곳입니다. 서울·경기·대전지역에서 7곳을 점검했는데 밀폐된 장소가 대부분이고 공동 운동용품을 제대로 소독하지 않는 곳이 많았습니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락볼링장'에서는 캔맥주와 비조리식품 등을 파는 곳이 많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게임을 하며 '하이파이브' 등 신체접촉을 하는 사례가 잦았습니다.
당구장 7곳도 볼링장과 마찬가지로 밀폐된 시설이 많았으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이용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주짓수·합기도 등 무도학원 7곳은 신고 대상 체육시설이나 지하 등 환기가 잘 안 되는 공간이 대부분이었고, 마스크 없이 대련을 해 감염 우려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행안부는 이번 기획점검 결과 드러난 코로나19 감염 위험요소는 관계부처·지자체에서 주기적으로 점검·관리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이달부터 코로나19 위험요소 안전신고를 통해 제안받은 방역관리 취약시설에 대해서는 추가로 실태점검을 할 계획입니다.
추가 점검 대상은 포커바, 호텔·펜션·게스트하우스 등 숙박시설 파티, 산악회 등에서 대절한 관광버스, 사설경매장, 연기·댄스·음악 등 성인대상 학원, 무인카페, 아파트 모델하우스 등입니다.
홍종완 행안부 사회재난대응정책과장은 "산악회 관광버스는 대중교통이 아니어서 마스크 없이 탑승해 음주·가무를 즐기는 등 집단감염 우려가
최복수 행안부 재난협력실장은 "국민이 신고한 방역 사각지대에 대한 기획점검을 강화해 감염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