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 네이버 녹색 검색창에서 때 아닌 '실검(실시간 검색어)전쟁'이 격렬하게 펼쳐지고 있다. 약 1년 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거취를 두고 불붙었더 실검 전쟁의 데자뷰다. 정부의 잇따른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 가구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며 대한민국이 다시 갈라지는 모양새다.
지난 20일 오후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는 '문재인 내려와'라는 키워드가 올라왔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 반대하는 인터넷 카페 회원들이 주축이 돼 '실검 챌린지'를 진행한 결과다. 1만명 이상 회원이 가입한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카페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항의하는 민심을 나타내기 위해 매일 시간을 정해두고 실시간 검색어를 띄우고 있다.
이에 질 새라 여당 지지층에서도 반격이 시작됐다. 트위터 등을 중심으로 '문재인 힘내세요' 키워드를 독려하는 글들이 올라오며 저녁 7시께는 '문재인 힘내세요'와 '문재인 내려와'가 나란히 실검 1, 2위를 차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여론전이 포털에서만 전개되는 건 아니다. 국회의 입법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보이지 않는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을 요구하는 카페와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카페 등에서는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입법에 찬·반 의견을 등록하거나 청원에 동의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녹색 검색창을 벌어지는 실검전쟁은 1년 전에도 있었다. 지난해 8월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뒤 자녀의 논문 제1저자 등재 의혹, 장학금 특혜 의혹 등에 연루됐다. 당시 인터넷 포털은 '조국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행위는 당연한 권리이지만 부동산 문제가 이렇게 표면화된 건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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