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학생선수 6만명 폭력피해 전수조사 나선다는데…

↑ 학생선수 폭력피해 파악을 위한 설문지(예시) [자료 제공 = 교육부]

지도자와 동료 선수의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 선수 고(故) 최숙현 씨와 같은 사례가 없도록 학생 체육 선수에 대한 전수 조사가 실시된다.
21일 교육부는 17개 시도교육청과 함께 이날부터 오는 8월 14일까지 4주간 전국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학생 선수 5만9252명을 대상으로 폭력 피해 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학교 밖 전문체육 활동의 폭력피해 현황도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이번 전수조사는 학교운동부 소속 학생선수뿐 아니라 선수 등록 후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학생선수까지 조사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방문 조사와 온라인 조사가 병행된다. 방문 조사는 장학사가 학교 현장을 찾아 조사 필요성을 설명하고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뒤 설문지를 수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온라인 조사는 교육청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설문 도구를 활용해 학교 내 학교폭력전담교사 주관으로 진행한다. 학생 선수들은 컴퓨터실이나 개인 휴대전화 등을 활용해 조사에 참여한다.
조사에 참여하는 학생 선수들은 어떤 유형의 폭력 피해를 경험했는지, 언제 폭력을 당했는지, 가해자는 누구인지 등을 적게 된다. 학생 선수로 활동하면서 목격한 폭력 사례가 있다면 이를 적을 수도 있다. 조사는 무기명으로 진행되며, 조사 내용은 비밀에 부쳐진다.

↑ 학생선수 폭력피해 파악을 위한 설문지(예시) [자료 제공 = 교육부]

교육부는 가해자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학생선수에 대한 폭력이 확인되면 학교폭력 사안 처리 절차에 따라 후속조치가 취해진다. 체육 지도자에 대해선 경찰 수사와 아동학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속·반복적 폭력이 이뤄졌거나 조직적 은폐·축소가 의심되는 사안에 대해선 교육청·교육부 합동 특별조사가 추진된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가 또 다시 단순히 실태 파악만 하고 끝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와 온라인 전수조사를 실시해 학교 운동부 지도자 징계 기준을 마련하고, 형사처분과 신분·자격상 징계 처리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했으나, 실태조사에 그쳐 가해자에 대한 후속조치까지 이어지진 못했다"고 밝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학생 선수에게 자행되는 폭력적 문화를 근절해야 한다"며 "이제는 체육계 폭력이 발생해선 안 된다는 엄중한 메시지를 전한다"고 했다.
[문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