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환자의 돌발행동으로 낙상 사고가 발생했다면 병원과 종사자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민사14단독 진현지 부장판사는 A씨(사망 당시 73세) 유족이 노인 요양병원 재단 대표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목욕 도중 갑자기 심하게 몸을 뒤척이면서 난간을 잡고 흔드는 등 행동을 하는 바람에 잠금장치가 풀리면서 사고가 발생했는데, 당시 요양보호사 등이 이를 제지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요양보호사 등은 병원의 '목욕 시 주의사항'에 따라 2인 1조로 목욕을 보조했고, A씨가 이전에 목욕을 거부하는 등의 행동을 한 것도 아니어서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또 "예측하기 어려운 환자의 돌발행동을 예측해 100% 대비할 시설과 인력을 갖춘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원고들도 입원 서약서에 서명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돌발행동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환자의 이례적인 행동 결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에게 그런 사고까지 대비해야 할 방호조치 의무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고혈압과 당뇨 등 지병을 있던 A씨는 2013년 10월 B씨가 경남에서 운영하는 노인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2017년 11월 22일 병원 소속 간병사와 요양보호사가 환자용 목욕 침대에서 A씨를 목욕시키던 중 침대 안전난간 잠금장치가 풀려 A씨가 바닥에 추락하는 사고가 났다.
목뼈 골절상 등을 입게 된 A씨는 수술을 받았고, 이후 다른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2018년 5월 13일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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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은 A씨 배우자에게 5천600만원, 자녀 4명에게 1천400만원씩 등 총 1억1천200만원을 배상하라고 청구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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