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평등법)' 통과 여부를 두고 동성애 찬반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카페 프랜차이즈 스타벅스가 제공하는 무선인터넷 망에서 국내 최대 성소수자 커뮤니티인 '이반시티' 접속이 막혀 성소수자가 차별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스타벅스 코리아는 매장에서 제공하는 와이파이를 통해 접속할 수 있는 사이트 대상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기준 '19세 이상 권장 사이트'를 배제하면서 성소수자 커뮤니티 포털사이트 '이반시티'에 대한 접속도 함께 차단했다.
'이반시티'는 1995년 '화랑'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현재 회원 수가 최소 2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국내 최대 성소수자 커뮤니티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소셜데이팅(소개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 하루 평균 방문자가 5만명 내외인 것으로 알러졌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청소년 보호를 목적으로 설정한 '인터넷내용등급서비스' 기준을 차용해 외부 사이트 접속 가능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해당 기준은 노출과 성행위, 폭력, 언어, 기타 등 5개 범주를 0등급부터 4등급까지 총 5단계로 나눠 콘텐츠의 연령별 권장사항을 제시한다.
가령 노출 3등급(전신노출), 성행위 3등급(노골적이지 않은 성행위) 등에 해당하면 '19세 이상 권장'으로 분류하는 식이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노출과 성행위 기준) 3등급 이상인 사이트에 대해 접속을 일괄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 매장 안에서 제공되는 와이파이를 통해 '이반시티'에 접속하면 'Warning' 표식과 함께 '불법·유해 정보(사이트)에 대한 차단 안내' 페이지가 떠 홈페이지에 원천적으로 접속할 수 없다. 차단 안내 페이지에는 해당 조치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이반시티'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전력은 없는 만큼 매장 내에서 일반 통신망을 사용할 경우 접속할 수 있다.
성소수자들은 이반시티 접속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것은 과도하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사이트가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된 이후 성인인증을 동반한 가입 절차를 밟아야만 게시 글을 열람하고 홈페이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자체 장벽이 있다는 설명이다.
또 커피빈코리아, 이디야커피, 탐앤탐스 등 스타벅스와 함께 국내 대형 프랜차이즈로 분류되는 브랜드의 매장에서는 해당 업체의 와이파이를 통해 이반시티 주소를 입력했을 때 로그인 후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어 형평성 차원에서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성소수자 단체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의 활동가는 "성적 자기 결정권을 갖고 있는 성인들이 성인인증을 거쳐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겠다는 걸 스타벅스가 자체적으로 막았다는 점은 결정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조치가 평등법 통과 이후 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황필규 변호사는 "현 시점에서 국가인권위 차원의 시정명령을 내를 근거 규정은 없지만 (정황상) 차별 소지가 있다고 어렵지 않게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성소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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