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 유착'의혹 사건의 당사자인 전 채널A 기자가 구속되면서 수사가 새로운 분수령을 맞게 됐습니다.
민지숙 기자와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 질문1 】
검찰이 적용한 혐의인‘강요미수죄’로 구속영장이 나온 게 상당히 이례적이라고요?
【 기자 】
네 법조계에선 강요도 아닌 강요미수 혐의로, 그것도 취재 과정의 문제로 기자를 구속한 건 전례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기자가 아니더라도, 강요미수만으로 영장이 발부된 건 사례를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강요죄로 구속된 사람은 단 한명으로 그마저 성폭행 미수 혐의도 함께 받고 있는 사례였습니다.
강요 미수죄의 경우 따로 통계로도 작성하지 않는 만큼, 더욱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대법원 판례서도 강요미수죄가 성립하려면 '객관적으로 의사결정을 제한하거나 겁을 먹게 하는 행위'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속된 이 전 기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이철 전 대표를 직접 만난 적도 없는 만큼, 강요미수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습니다.
【 질문2 】
법원의 영장발부 사유를 놓고도 정치권에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요? 법률적 표현으로 보기 어렵단 지적이 나오는데, 어떤 부분 때문입니까?
【 기자 】
통상 법원에서 영장을 기각하거나 발부할 때 그 사유에 대해 그렇게 길게 설명하지 않습니다.
"구속의 상당성과 필요성이 인정된다"이 정도로 간략한데요.
이번에는 법원이 "언론과 검찰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내용이 담긴 178자로 된 구속사유를 내놨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법률적인 표현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오는데요.
미래통합당은 "서초동의 언어가 아니라, 여의도의 언어다. 법의 논리가 아니라 정치의 논리다" 라고 비판했습니다.
정치적인 프레임이 동반된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반면, 여당에서는 "검찰과 언론을 감시하는 일이 국민의 주 관심사가 돼야 한다"며 법원의 판단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입니다.
【 질문3 】
핵심 피의자가 구속됐으니 앞으로 수사는 어떻게 되나요?
【 기자 】
수사가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당장 다음주에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리는만큼, 그전까지 필요한 조사와 증거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제 수사팀은 의혹의 공범으로 지목된 한동훈 검사장 신병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한 검사장은 지금까지 수차례 검찰의 소환 요청에 불응해왔고, 이번 사건 자체가 정치권과 언론의 조작이라 규정하고 결백을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취지의 반론을 펼쳐왔던 이 전 기자의 구속으로 한 검사장도 일단 불리한 상황에 처한 모습입니다.
【 질문4 】
그동안 혐의 성립에 미온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입지가 좁아진 건가요?
【 기자 】
네 사실상 윤석열 총장은 이 사안을 전문수사자문단과 같은 외부인의 시각에서도 살펴봐야 한다.
혐의 성립이 어려운 만큼 구속영장 청구도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는데요.
하지만, 수사 독립성을 확보한 수사팀이 2주 만에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받아내면서 윤 총장은 '측근 감싸기'를 했다는 여권의 공세를 피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반대로 윤 총장을 향해 강경하게 지휘 포기를 요구한 추미애 장관은 '무리한 지휘권 행사' 라는 비판에서 한발 벗어나게 됐는데요.
추 장관이 당장 7~8월로 예정된 검찰 정기 인사를 통해 윤 총장의 입지를 더욱 좁힐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 질문5 】
법원 영장 발부가 24일 열리는 수사심의위원회에 영향을 미칠까요?
【 기자 】
다음 주 금요일 열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역시 법원의 판단을 참조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자리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비롯해 주요 관계인들, 구속된 이 전 기자측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다시 들어보게 됩니다.
이를 통해 이 기자 등에 대한 수사와 기소가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리면, 수사팀은 수사의 정당성을 인정받게 됩니다.
반대로 불기소 결론이 나오면 수사팀은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의 신병 처리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 앵커멘트 】
수사심의위원회가 굉장히 중요한 권고를 내놓게 되겠네요. 지금까지 민지숙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