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 제공 = 경기도]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18년 7월 민선 7기 경기도지사로 취임한 이후 한 측근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우스개 소리로 던진 말이지만 그 만큼 이 지사가 홍보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는 뜻이다.
이 지사는 스스로 줄도 빽도 변변치 않은 '변방장수'라며 셀프 디스(?)를 하곤 했다.
지난 16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지사 관련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을 선고한 직후에도 그랬다.
대법원 선고 후 취재진 앞에 선 이 지사는 "제가 전에 변방장수라고 했던 것처럼 저는 가진 정치적 자산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저런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했다.
이 지사가 이러한 사고를 소유하고 있다면 기댈 곳은 결국 국민 밖에 없었을 것이다.
성남시장, 경기도지사직을 수행하며 만든 정책을 언론 등을 통해 국민에게 알리고 평가 받아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방법을 최선으로 생각했을 수 있다.
이를 정치권이 의식하고 경계하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유력 정치인의 반열에 오르게 되는데 이 지사는 지금 이 단계에 와 있다.
정치세계에 입문해 실세와 동거 동락하면서 내부의 입지를 다진 뒤 주요 자리를 꿰차며 정치력을 키워온 기존 프레임과는 사뭇 다른 궤적이다.
↑ 경기도청사. [사진 제공 = 경기도] |
성남시장 시절 이른바 3대 무상복지(청년배상·무상교복·무상산후조리) 이슈를 터트려 전국적 이슈 몰이에 성공했다. 정부 등과 각을 세우며 이른바 '이재명 빠'를 만들어 냈고 지지기반은 확대됐다.
경기도지사가 되어서도 성남시장때 한 무상 복지 사업을 확대하고 계곡 불법 시설 철거 등 각종 차별화 정책으로 호응을 이끌어냈다.
세상의 이목이 집중되다 보니 그의 개인 SNS도 큰 힘을 발휘중이다. 그가 거르지 않고 쓰는 페이스북 글은 연일 언론 기사로 만들어져 실시간으로 뿌려지고 있다.
다른 운도 따랐다. 실탄이 넉넉한 성남시와 경기도에 둥지를 틀고 정치적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는 점이다.
직원 월급조차 주기 힘들 정도로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의 장은 상급 기관이나 정부의 보조금 등 지원이 시급해 차별화된 정책을 시행하거나 각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온갖 추문과 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모두 벗어 차기 대권 가도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재명 홍보 조직 김문수 대비 1.5배...예산은 2.3배 많아
인기는 공짜로 얻어지지 않는다. 그 만큼의 인력과 돈이 수반한다.
매일경제신문은 홍보를 중시하는 이 지사가 민선 7기 도정(2018년 7월~2022년 6월)을 이끌며 홍보 관련 조직을 어떻게 꾸려왔는지를 살펴 보았다.
비교를 위해 민선 5~6기 경기도의 홍보 조직을 함께 살폈다. 민선 5기(2010년 7월~2014년 6월)는 김문수 지사가, 민선 6기(2014년 7월~2018년 6월)는 남경필 지사가 지휘봉을 잡았다.
비교 값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취임 2년차 때의 홍보 조직을 기준으로 삼았다. 민선 5~7기 경기도의 2년차 시점은 2012년(김문수 지사), 2016년(남경필 지사), 2020년(이재명 지사)이다.
우선 3명의 도지사중 김문수 전 지사의 홍보 조직이 가장 작았다. 대변인실에 총 59명의 직원이 3개 담당관, 11개 팀에 배치돼 근무했다.
그러다 남경필 지사 취임 후 홍보조직에 변화가 생기면서 근무 직원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경기도는 2015년 4월 '행정기구 및 정원조례 전부 개정조례'를 공포, 소통기획관(3급)을 신설했다.
김문수 지사 시절 대변인실에서 담당하던 일부 업무에 살을 붙여 도민 소통, 홍보 주무 부서로 만든 것이다. 이때 대변인실에 있던 소통담당관(4급)과 홍보기획관(4급) 등 2개과가 소통기획관실로 이관되고, 대변인실에는 언론담당관(4급)과 보도기획담당관(4급) 등 2개과만 남았다. 이후 남경필 지사는 추가 인사를 단행해 2016년, 경기도 대변인실 근무직원은 37명(2개 담당관 6팀), 소통기획관실 근무직원은 38명(2담당관 8팀)이 됐다. 김문수 지사 때 보다 16명이 더 많다.
2018년 7월 민선 7기 경기도지사로 취임한 이재명 지사는 소통기획관실의 명칭을 홍보기획관실로 변경했다. 이후 홍보 관련 조직은 급격히 팽창한다.
올해 경기도 홍보 관련 직원은 91명으로 확인됐다. 김 지사 때보다 32명, 남 지사 때보다 16명 더 많다. 이 지사의 홍보조직은 김 지사 대비 1.5배다.
홍보 관련 예산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 지사때인 2012년 홍보 관련 한해 예산은 111억 2100만원이었다. 소통기획관실을 신설한 남경필 지사의 2016년 홍보 예산은 155억4200만원(대변인실 62억3300만원, 소통기획관실 93억1000만원)으로 김 지사 대비 1.39배가 늘었다. 이 지사때(2020년)는 265억8700만원(대변인실 111억5500만원, 홍보기획관실 154억3200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김 지사 예산 대비 2.3배, 남 지사 예산 대비 1.71배 수준이다.
경기도 총예산 대비 홍보예산 비중도 이 지사 때가 가장 높다. 2012년 김 지사의 홍보예산 비중은 총 예산(15조2359억3700만원)의 0.073%, 남 지사의 2016년 홍보예산 비중은 총 예산(18조9615억900만원)의 0.081%, 이 지사의 올해 홍보예산비중은 총 예산(27조383억800만원)의 0.098%로 나타났다.
경기도 관계자는 "인터넷 등 뉴미디어 출현으로 미디어 환경이 많이 변했다"면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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