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에어컨 사용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시원하게 하는 거야 좋은데, 꼭 관리해야 하는 게 있습니다. 에어컨 실외기입니다.
매년 수백 건씩 에어컨 화재가 발생하는데도, 소홀히 하기 십상이거든요.
정태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아파트 창문 너머로 검은 연기가 치솟습니다.
지난 4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10층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에어컨 실외기 과열로 시작된 불로 한밤중 주민 100여 명이 대피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3년간 에어컨 화재 건수는 700건에 육박할 정도로 빈번한데,대부분은 에어컨 실외기가 화재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 스탠딩 : 정태웅 / 기자
- "이렇게 실외기 주변에 낡은 전선들이 엉켜있거나 주변 환경이 깨끗하지 않을수록 화재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외기 주변이 어떤지 서울 시내 곳곳을 둘러봤습니다.
화재에 취약한 재질들로 실외기를 가리는가 하면, 아예 광고물로 덮어버린 곳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시민
- "지나가다가 물 맞을 때도 많고 관리가 안 되는 거 보면 위험해 보이기도 하고…."
방치된 실외기는 얼마나 위험할까.
먼지가 가득한 실외기를 세게 가동해보니 3분 만에 강한 열과 함께 스파크가 발생합니다.
이어 불과 10분 후 실외기의 전선까지 불이 옮아붙으며 화재로 이어집니다.
실외기 전선 접속부의 먼지가 전류의 통로 역할을 하면서 화재를 일으킨 겁니다.
전문가들은 실외기 앞뒤면을 반드시 비워두고 전선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 인터뷰 : 진용기 / 서울소방재난본부 화재조사관
- "전원 선의 연장이 필요한 경우 올바르게 접속하지 않거나, 에어컨 전용 플러그에 꽂아야 되는데 문어발식 콘센트에 사용하다 보면 화재 위험이 상당히 높습니다."
반복되는 에어컨 화재, 일상 속 작은 관심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MBN뉴스 정태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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