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여 개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30대 남성의 신상이 17일 공개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 2019년 7월부터 올해 6월 29일까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아동·청소년 44명을 유인, 성착취물 1293개를 제작하고 이 가운데 88개를 음란사이트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배준환(37·경남)의 신상을 공개했다.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 중이던 배준환의 신상은 이날 오후 1시경 검찰로 호송되는 과정에서 공개됐다.
포승줄에 묶인 채 검은색 옷차림으로 나온 배준환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떨구며 "인정한다"고 답했다.
또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반성하느냐"는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전했다.
배준환은 지난 2018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성인 여성 8명과 성관계한 후 촬영한 영상 907개를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와, 청소년 2명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거나 알선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성매매 과정에서는 협박이나 강요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직 영어강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배준환은 영어강사를 줄인 '영강'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했고, 그의 수법은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과 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오픈채팅방에 '수위 미션 성공하면 깊콘(기프트콘), 문상(문화상품권), 깊카(기프트 카드) 등을 주겠다'는 글을 올려 청소년들을 유인해 가학적인 사진·영상을 보내도록 했다.
또 피해자들에게는 자신의 닉네임이 적힌 종이를 들고 성착취물을 제작하도록 했다.
배준환이 보관한 성착취물의 용량은 66.5GB에 달했고, 그의 피해자는 만 11세부터 16세까지 전국 곳곳에 분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준환은 제주경찰이 앞서 지난 5월 비슷한 혐의로 구속된 A씨(29)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수사망에 걸렸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A씨로
제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박사방, n번방으로 사회적 파장이 클 때 범행이 집중됐고 제작한 영상물이 수천 개에 달하는 점, 공공의 이익과 국민 알권리를 고려해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가 만장일치로 공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상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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