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의 피해자 지원 단체가 피해 사례를 추가 폭로했습니다.
왜곡된 성역할 수행을 강요했고, 고소 이후 압박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김보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피해자 지원 단체가 보도자료를 통해 성희롱 정황을 추가로 폭로했습니다.
"비서의 업무는 시장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이라며 왜곡된 성역할 수행을 조장해왔다는 겁니다.
시장이 마라톤을 하는데 여성 비서가 오면 기록이 더 잘 나온다며 주말 새벽 출근을 강요했다고 구체적인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 인터뷰 : 이미경 /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지난 13일)
- "비서의 업무는 시장의 심기를 보좌하는 역할이자 노동으로 일컫거나, 피해를 사소화하는 등의 반응이 이어져서 더 이상 피해가 있다는 말조차 할 수 없는 상황…."
시장이 운동 후 샤워를 할 때 직접 속옷을 근처에 갖다주고, 벗어둔 운동복과 속옷을 봉투에 담아 시장의 집으로 보내는 일도 비서에게 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일들이 지속되자, 피해자는 지난 2016년 1월부터 인사이동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좌절됐고,
특히 올해 2월 비서 업무를 다시 봐달라는 요청이 들어오자 인사담당자에게 피해 사실을 암시했지만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8일 고소장을 제출한 이후에도 서울시 전 현직 관계자들이 피해자에게 연락해 압박을 가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위로를 전하면서도 기자회견은 아닌 것 같다고 만류하거나,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힘들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피해자 측은 경찰이 서울시청 6층에 있는 자료들을 확보해 진상 규명을 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MBN뉴스 김보미입니다. [spring@mbn.co.kr]
영상편집: 유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