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 도약하는 길을 정부와 국회가 함께 걷기를 희망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16일) 제21대 국회 개원연설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대책부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가동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걸친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산적한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고 각종 국정과제의 제도화를 이뤄내려면 국회의 뒷받침이 필수라는 판단이 읽힙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30여분에 걸친 연설에서 '국회'라는 단어를 57차례나 사용하며 입법부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또 '경제'는 28번, '뉴딜'은 13번, '선도'는 13번, '코로나'는 단어는 11번, '극복'은 10번씩 쓰면서 경제위기를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부각했습니다.
◇ "대결과 적대 청산하고 협치시대 열어야…국회와 함께 뉴딜 완성"
문 대통령은 여야의 협치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것으로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20대 국회의 가장 큰 실패는 '협치의 실패'였다고 생각한다"며 여야간 대립이 국정운영에 적지않은 부담이 됐음을 내비쳤습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려면 초당적 협력이 절실하다고 역설했고, 이를 위해 문 대통령 역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재개를 비롯해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소통에 나서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21대 국회는 대결과 적대의 정치를 청산하고 반드시 새로운 협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국난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과제 가운데에서도 최근 야심 차게 발표한 '한국판 뉴딜'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국회에 당부했습니다.
한국판 뉴딜에는 정부가 2025년까지 114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만큼 국회 예산심의 협조가 있어야 하고, 사업추진의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도 입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위해 정부와 국회의 든든한 연대를 바란다. 국회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제안해주면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국회도 적극적인 역할을 맡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 부동산 고강도 처방 재차 언급…野 공급확대 주장 수용 시사
이날 문 대통령은 "최고의 민생 입법과제는 부동산 대책"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가장 민감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임기 후반부 국정운영 동력 역시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 대통령은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 부동산 투기로 더는 돈을 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며 고강도 대책을 지속해서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주택공급 확대를 요구하는 야당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습니다.
최근 당정에서 그린벨트 해제 방안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조만간 파격적인 공급 확대 정책이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 남북 대화 기조 재확인…남북합의 국회비준 당부
남북관계에 대한 언급은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습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소강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 최근 북한의 대남비난으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됐다는 점, 국회 개원식이 연기되는 사이에 이미 6·15 20주년 기념사 등으로 대북 메시지를 냈다는 점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 역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는 얼음판 위를 걷는 것과 같다"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전쟁불용', '상호 안전보장', '공동번영'이라는 3원칙 아래 평화정착 노력에는 흔들림이 없으리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철도와 도로 협력, 남북 국회회담 등 기존제안을 거듭 언급했고, 국회를 향해서는 "한반도 평화의 불가역성을 국회가 담보해달라, 역대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를 제도화해달라"라며 그동안 이뤄진 남북합의의 비준을 당부했습니다.
◇ 공수처 신속 구성 주문…박원순 언급은 없어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 권력기관 개혁의 고삐도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도 드러냈습니다.
대표적으로 공수처를 거론하며 "이번 회기 안에 (공수처장) 추천을 완료하고, 인사청문회도 기한 안에 열어달라"고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 작업을 제도
한편 문 대통령은 또 "21대 국회는 역대 가장 많은 여성의원이 선출됐다"면서 여성들의 정계진출 확대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최근 가장 관심이 집중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발언은 연설문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