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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도 세브란스 병원 등으로 사용 예정인 용지에 들어선 야구장과 풋살장. 인천시 연수구는 연세대가 목적 사업을 위반했다며 2016~2019년 면제한 세금 23억원을 부과하기로 예고했다. [사진 제공 = 연수구] |
송도 세브란스 병원 건립 관련 3주체(인천시, 연세대, 인천경제청)의 장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사업 추진 이후 처음이어서 어떤 중지를 모아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송도 세브란스 병원 건립 사업은 안상수 시장 시절이던 2006년 시작해 '송영길 시장→유정복 시장→박남춘 시장'에 이르렀지만 토지매매계약 조차 안돼 14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송 시장과 유 시장은 연세대를 졸업했다.
연세대와 인천시,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이날 3개 기관 장의 만남은 형식적으로는 지난 2월 연세대 총장으로 취임한 서 총장의 인사차 방문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서 총장이 지난 2월 취임후 인사차 방문을 희망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일정을 못잡다 이번에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송도 세브란스 병원'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인천경제청장까지 동석하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고려대, 서 총장은 연세대, 이 청장은 서울대를 졸업해 각 대학의 영문 앞글자를 따 '스카이(SKY) 회동'이란 우스개 소리도 나온다.
3명은 구면이다. 서 총장은 2013년 3월부터 2년 동안 국토교통부 장관을 했다. 당시 박 시장은 19대 국회의원이었고, 이 청장은 국토부에서 건설정책국장 등을 역임하며 직접 서 장관을 보좌한 경험이 있다.
인천시 안팎에서는 송도 세브란스 병원 사업이 시 현안 사업인데다 장기간 표류에도 이렇다할 조치가 없어 특혜 논란까지 불거지는 상황이라 '사업 촉구' 이상의 강력한 통첩을 예상하고 있다.
실제 관련 사업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천시 한 관계자는 "해당 사업이 장기화하는데 대한 주민과 시의회 여론이 좋지 않고, 박 시장 역시 취임 당시 무조건적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만큼 연내 연세대의 가시적 조치가 없으면 사업 백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연세대 입장에서도 연수구가 송도 세브란스 병원 건립 용지를 목적 사업대로 사용하지 않았다며 그동안 면제해온 재산세를 추징하겠다고 나선 만큼 이젠 입장을 명확히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연수구는 연세대 소유 송도동 162-1 용지 중 일부(8만5000㎡)가 야구장·풋살장·주차장으로 유상임대 돼 목적 사업에서 벗어난다며 연세대에 2016~2019년 면제세금 23억원을 부과하기로 예고했다.
송도 세브란스 병원 건립 문제는 14년째 해결되지 않은 해묵은 과제다.
인천시와 연세대는 2006년 1월 국제캠퍼스 조성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인천시가 송도 7공구와 11공구 약 182만㎡를 2개 단계로 나눠 조성원가(3.3㎡당 50만원)로 공급하고 연세대는 캠퍼스·세브란스병원·교육연구시설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인천시는 송도 세브란스 병원 건립이 지연되자 전임 유정복 시장 시절인 2018년 병원 건립과 연계해 2단계 사업 협약을 맺었다. 인천시는 2단계 부지 면적을 기존 90만㎡에서 33만7000㎡로 축소하고, 연세대는 2단계 사업 부지 매매 계약을 시점으로 2년 내 병원을 착공, 6년 내 준공하기로 약속했다.
인천시와 연세대 협약에 따라 양측은 올해 말까지 2단계 사업을 위한 토지 매매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연세대는 "인천시와의 협약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날 서 총장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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