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영결식에서 "그의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면서 "이제 남은 일은 뒷사람에게 맡기고 편히 영면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 시장 장례위에서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 대표는 "대학 1학년 때 김상진 열사의 죽음을 추모하며 반유신 시위에 참여했다가 학교를 떠나야 했지만 포기하거나 타협하지 않았다"면서 고인을 회상했다. 이 대표는 또 "인권변호사들이 변론 하는 것만으로도 사찰 대상이자 공작 대상이 되던 시기에 시국사건을 도맡는 용기와 열정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이 대표는 "소박하고 인간적으로 살아가기 쉬운 사회가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 삶을 살아 오셨다"면서 "그동안 애정 쏟았던 서울시정이 훼손되지 않도록 옆에서 잘 돕겠다"고 했다.
장례위 공동위원장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거의 20년 늙은 선배가 이런 자리에 서는 것이 예법이 맞는지 모르겠다"면서 "시민사회의 애모를 전하는 몫이 내게 주어졌기에 사양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백 명예교수는 또 "항상 놀라고 탄복한 것은 끊일 줄 모르고 샘솟는 당신의 창의적 발상과 발상에 머물지 않고 현실이 되게 하는 실천력과 헌신성"이라며 고인을 회상했다. 이어서 백 교수는 "이 나라의 역사를 근본부터 바꾼 2016~17년의 촛불 항쟁은 서울시장이 그 인프라를 마련하고 지켜줬기에 평화 혁명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박 시장은 누구보다 시민을 사랑하고 어떤 어려움에도 낮은 자세로 소통을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 약자가 존중받는 도시가 되도록 노력하셨다"고 밝혔다. 서 대행은 또 "최장수 서울시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감당하며 외롭고 힘들 때가 많았을 것으로 짐작한다"면서 "박 시장의 꿈을 미완의 과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꿈으로 흔들림없이
영결식이 끝난 뒤 유족들은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하고 유해를 박 시장의 고향인 경남 창녕 묘소에 안장하기로 했다.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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