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대전, 광주 방문판매업체를 고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다수의 업체에서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대전, 광주 등에서 확인된 방문판매 관련 집단감염 사례는 크게 4건으로, 이들 확진자를 모두 합치면 453명에 달합니다.
서울 관악구 소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에서는 지난달 2일 이후 현재까지 210명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리치웨이발(發)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방문자가 42명, 이들과 접촉했다가 감염된 가족과 지인 등이 168명입니다. 확진자로부터 2차, 3차 감염이 이어진 이른바 'n차 감염'이 지역사회 곳곳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주로 고령층 확진자가 많은 탓에 상태가 위중하거나 중증 이상 단계로 악화한 경우도 9명이나 있었고, 이 가운데 2명은 치료 중 숨졌습니다.
역학조사 결과 이곳에서는 여러 사람이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거나 침방울(비말)이 많이 생기는 활동을 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밀폐된 환경도 감염 위험을 키웠습니다.
경기, 인천, 수원, 군포 등으로 연결되는 수도권 방문판매 사례 역시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습니다.
확진자들은 아파트에 함께 모여 식사를 하면서 제품을 체험하거나 관련 정보를 공유했습니다. 또 소규모 모임이긴 하지만 식사를 하거나 장시간 밀접한 상태로 대화를 나누는 등 감염성 높은 행동을 한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대전 서구의 '힐링랜드 23', '자연건강힐링센터' 등에서도 현재까지 총 87명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확진자들의 감염경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은 제품 체험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밀접한 상태로 모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식당이나 사우나, 의료기관 등을 통해 빠르게 감염 전파가 이뤄지며 1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27일 첫 확진자가 나온 광주 사례 역시 비슷합니다. 금양빌딩(오피스텔) 내 한 사업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집단감염은 종교시설, 요양원 등 곳곳으로 번져가며 현재까지 총 121명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방문판매 관련 방문자는 13명에 그쳤지만, 종교시설을 통해 추가 전파가 이어지고 노인요양시설, 사우나, 통신사 대리점 등으로 감염 고리가 더 뻗어 나가면서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했다고 방대본은 설명했습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방문판매 관련 사례를 조사한 결과 (확진자 등)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고, 대화나 식사를 할 때는 마스크를 벗어 마스크 착용이 미흡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 본부장은 또 "일부 업체에서는 홍보 행사를 할 때 노래 부르기 등 침방울이 많이 전파될 수 있는 활동을 했다"면서 "증상이 있는데도 사우나, 종교시설, 의료기관, 식당 등을 방문한 경우도 있어 지역사회로 빠르게 확산했다"고 말했습니다.
방대본은 밀폐된 환경에서 여러 사람이 오랜 시간 접촉하는 방문판매 활동의 특성상 감염 전파가 일어나기 쉽다며 중·장년층과 고령층은 관련 행
정 본부장은 "가정방문 등을 통한 소규모 설명회도 감염 발생 우려가 높다"며 "방문판매와 관련된 행사나 모임에 참석한 뒤 의심 증상이 있으면 외출, 모임을 취소하고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