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성폭력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을 돕겠다며 개소한 쉼터 명칭이 군 안팎에서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오늘(9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군내 성폭력 범죄 피해자들이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피해자만을 위한 공간"으로 '도란도란 쉼터'를 개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도란도란'은 여럿이 나직한 말로 서로 정답게 이야기하는 소리 또는 모양을 뜻하는 우리말로, "소통하는 공간이라는 의미에 적합하면서 정겹고 따뜻한 어감으로 부르기가 좋아서 공모를 거쳐 공식 명칭으로 선정됐다"는 게 조사본부 측 설명입니다.
이어 "따뜻한 느낌이 드는 인테리어와 소품으로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꾸며, 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면담 등 피해자 조사를 받을 수 있고, 장시간 조사로 피로하거나 감정적으로 힘들 때 휴식도 가능하도록 했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쉼터 개소가 군사경찰의 피해자 보호와 인권 친화적 수사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군의 홍보와 달리, 정작 쉼터 명칭을 놓고 군 내부에서조차 군 당국의 성 인지 감수성 결여를 방증하는 것이란 비판이 제기됩니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도란도란이라는 의미 자체가 '편안한 수다'를 의미하는데, 성범죄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간 명칭으로 붙이기엔 지나치게 가벼운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성폭력 피해 근절과 적극적인 수사를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나옵니다.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군내 성폭력 사건은 조사 과정에서 일어나는 부대 내 2차 가해나 성희롱 등에 대한 낮은 처벌 수위 등이 더 심각한 문제"라며 "보여주기식 대책만 내놓을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확실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사본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책상 하나
또 올해 1월 성폭력·인권침해수사대를 별도로 창설하는 한편 군사경찰 최초로 여군수사대장을 보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