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우리나라에 신청하는 난민 숫자가 1만 5천 명가량이지만, 정작 난민으로 인정되는 경우는 0.4%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1천 명이 신청하면 4명이 될까 말까하는 수치죠.
이마저도 1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일이 부지기수라고 합니다.
먼저, 박규원 기자입니다.
【 기자 】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는 글을 쓰다가 도망자 신세가 된 우쩐룽 씨는 중국 정치 난민입니다.
한국에 산 지 18년째, 이제는 마음껏 글을 쓸 수 있지만, 난민으로 인정받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우쩐룽 / 중국 정치난민
- "한국에 온 지 이틀 후에 한국정부에 난민신청을 했습니다. 인정이 되기까지 6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1차 난민심사 기간만 평균 1년.
길게는 3년을 넘기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1차 심사에서 떨어지면 기약 없이 길어집니다.
기다리는 동안 직장을 얻기도 힘들어 생계지원금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홍보나 통역 지원이 잘 안 돼 이용이 쉽지 않습니다.
▶ 스탠딩 : 박규원 / 기자
- "2019년 한해 생계비를 지원받은 난민신청자는 542명으로 전체 대상자의 2.5%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평균 3.2개월 동안만 지급됐습니다."
▶ 인터뷰 : 우쩐룽 / 중국 정치난민
- "2005년에 10킬로 쌀 한 포대, 2006년도에 20킬로 쌀 한 포대 법무부에서 받은 적 있습니다. 그 외에는 어떤 도움이나 지원 없었습니다.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 주거 지원은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이마저도 공간이 부족해 지난해 84명 정도가 이용하는데 그쳤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난민법이 시행된 지 7년이 됐지만, 우리나라 난민 인정률은 0.4%로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 인터뷰(☎) : 김연주 / 난민인권센터 변호사
- "난민신청자의 처우에 관한 제도들이 법에는 마련이 됐는데 사실상 대부분의 난민신청자들은 여전히 아무런 처우의 보장 없이 생계를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난민협약에 가입하고 난민법도 제정했지만, 정작 인도적 지원은 인색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박규원입니다. [pkw712@mbn.co.kr]
영상취재 : 이우진·전범수·김현우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