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주장의 왕국이었다"…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추가 피해자들 추가 폭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유망주 고 최숙현 선수가 가혹행위에 시달리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의혹과 관련해 그의 동료들이 최 선수가 당한 '폭행'을 증언하고 자신들이 겪은 폭행도 폭로했다.
현역 선수인 두 명은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늘 우리는 그동안 보복이 두려웠던 피해자로서 억울하고 외로웠던 숙현이의 진실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다.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당연시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감독은 숙현이와 선수들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며 "주장 선수도 숙현이와 우리를 집단으로 따돌리고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두 선수는 구체적인 폭행 사례를 폭로했다. 이들은 "2016년 콜라를 한 잔 먹어서 체중이 불었다는 이유로 20만원 정도의 빵을 먹게 한 행위, 견과류를 먹었다는 이유로 폭행한 행위, 2019년 3월 복숭아를 먹었다고 감독과 팀 닥터가 술 마시는 자리에 불려가서 폭행을 당했다"며 "경주시청에서 뛰는 동안 한 달에 열흘 이상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팀의 최고참인 주장 선수는 항상 선수들을 이간질하며 따돌림을 시켰다"며 "폭행과 폭언을 통해 선수들을 지옥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 생활 유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숙현이 언니와 함께 용기 내어 고소하지 못한 점에 대해 언니와 유가족에게 사과한다"며 "지금이라도 가해자들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제대로 처벌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최 선수의 전 소속팀이던 경주시체육회는 소속팀의 팀닥터(운동처방사)로 불리던 A씨를 고발하기로 했다. A씨는 최 선수가 팀 감독과 선배 선수 2명과 폭행 가해자로 고소한 4명 중 1명이다. A씨는 전지훈련이나 경기 때 물리치료나 체중관리 등 훈련을 돕는 운동처방사로 선수들이 돈을 내 고용했다. 최 선수 측은 A씨에게 지금까지 이체한 금액이 1500만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미국에서 의사 면허를 땄다고 소개해 왔지만 의사 면허는 물론 물리치료사 면허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폭행 의혹을 받는 소속팀 감독의 고향 선배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 = 우성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