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최숙현 선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과 훈련할 때부터 가혹행위에 시달렸습니다.
고인은 진정서와 변호인의견서에도 "2016년 2월부터 폭행을 당하고, 폭언을 들었다"라고 했습니다.
연합뉴스TV가 입수한 2017년 2월 뉴질랜드 전지훈련일지에도 최숙현 선수가 감당해야 했던 고통이 담겼습니다.
2017년 경주시청에 입단한 고 최숙현 선수는 그해 2월 8일 훈련일지에 "오늘은 불완전 휴식하는 날이었다. 그런데 이날마저 욕먹을 수 있구나"라며 "욕을 밥보다 많이 먹으니 배가 터질 것 같다. 뇌도 같이"라고 썼습니다.
그리고 훈련일지 뒷면에 "왜 살까, 죽을까. 뉴질랜드에서 죽으면 어떻게 되지"라고 가슴 아픈 메모도 했습니다.
또 다른 훈련일지에는 "수영 잘하고 있는데 XX오빠가 지나갈 때마다 뒤에서 발을 잡아당겼습니다. 욕은 내가 다 먹고 자기가 나에게 욕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덕분에 XX언니랑 완전히 모른척하게 됐다. 어디 말할 곳도 없고…"라는 나지막한 호소가 담겼습니다.
'XX언니'는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경주시청 선배입니다.
앞서 공개한 녹취록에서는 고인이 감독, 팀 닥터라고 부르는 치료사에게 폭행과 폭언에 시달린 정황이 담겨있습니다. 대한체육회와 협회에 제출한 진정서
고교 시절부터 가혹행위에 노출됐지만, 어느 곳에서도 보호받지 못한 최숙현 선수는 6월 26일 오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거나, 안이하게 대처한 수사기관과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는 뒤늦게 진상 조사와 가해자 처벌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