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3일) 국가안보실장에 발탁된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베테랑 대북 전문가입니다.
추진력과 기획력이 뛰어나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화 및 남북 대화의 양상을 반전시킬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00년 6·15정상회담과 2007년 10·4정상회담 등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모두 막후에서 주도했습니다.
이 당시 북한과 다수의 공식·비공식 접촉에 나서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가장 많이 대면한 인물로 꼽힙니다.
북한 신포 경수로 건설을 위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업 당시 북한 금호사무소 현장사무소장으로 1997년부터 2년간 북한에 상주했습니다.
이때 다양한 북측 관료들을 만나 그들의 협상 스타일을 익힌 것이 향후 북한과의 협상에서 중요한 자산이 됐다는 후문입니다.
현 정부의 초대 국정원장으로 임명된 뒤로는 보수 정권에서 지지부진했던 남북 대화를 재개하는 데 발 벗고 나섰습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과 함께 두 차례 대북 특사로 파견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는 등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습니다.
2018년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때는 임종석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뒤에서 남몰래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국정원장 재임 기간에는 국내 정치 관여 행위를 근절하고 국정원이 순수한 정보기관으로 재탄생하도록 하는 개혁 작업에도 박차를 가해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안보 분야 국제 업무에도 밝아 2018년 한반도 해빙이 오기 전부터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핫라인을 열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습니다.
현 CIA 국장인 지나 해스펠 국장과도 수시로 만나거나 통화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8년 3월에 대북 특사단으로 평양에 다녀온 직후에는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 방북 성과를 전하는 동시에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공개
방미 일정을 마친 뒤에는 특사 자격으로 일본에 들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방북 내용을 설명하고 이후에도 아베 총리의 측근인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핫라인을 구축했습니다.
최근에는 아랍에미리트 등과의 대중동 외교에서도 서 원장의 지시에 따라 국정원이 적잖은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