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최종범 불법촬영 무죄"…구하라 유족측 "납득 안돼"

항소심 재판부가 최종범(29) 씨에게 징역 1년 실형을 선고하자 가수 고(故) 구하라 씨의 유족은 "납득할 수 없다"며 검찰의 상고를 요구했다.
구 씨의 유족을 대변하는 노종언 법무법인 에스 변호사는 3일 보도자료를 내고 "검찰이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법원에 상고해 주기를 바란다"며 "대법원에서는 국민의 법감정과 보편적 정의에 부합하는 판결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노 변호사는 1·2심 재판부가 모두 최 씨의 불법촬영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은 가해자 중심의 사고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앞서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영상 촬영 당시 두 사람이 연인 관계였고, 또 구 씨가 촬영을 제지하거나 삭제를 요청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토대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촬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노 변호사는 "1심 재판에서 피해자는 촬영 당시 동의하지 않았고, 추후 기회를 봐 지우려 했으나 최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다 보니 타이밍이 오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증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는 연인 관계의 특성상 촬영 사실을 알고 바로 화를 내면 관계가 악화할 것이 우려돼 나중에 조용히 삭제하는 선에서 마무리하려 했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또 "1심은 이런 고려를 도외시한 채 묵시적 동의가 있다고 단정했고, 항소심은 별다른 이유도 설시하지 않고 이런 판단을 유지했다"면서 "항소심 판결에 피해자의 입장이 고려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 변호사는 최 씨의 형량에 대해서도 "최 씨는 아이폰의 특성상 삭제한 동영상이 30일간 완전히 지워지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휴지통'에서 복원시킨 후 이를 언론사에 제보하겠다고 하는 등 치명적 협박을 가했다"며 "연예인인 피해자는 너무나 큰 충격과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항소심은 이를 고려해 피고인의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인정하면서도 불과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며 "재판부가 왜 이렇게 관대한 형을 선고한 것인지 도무지 납득이 안 된다"고 한탄했다.
최 씨는 지난 2일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돼 현재 수감 중이다.
[이상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