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사상 최악의 장기미제사건으로 알려진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수사를 1년 만에 마무리했다. 잔혹한 연쇄살인 범죄의 실체를 밝혔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이춘재(57) 및 당시 용의자에게 강압수사를 한 수사기관 관계자들이 모두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받지 못한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2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본관 5층 강당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종합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춘재는 1986년 9월께부터 1991년 4월께까지 경기도 화성, 수원, 충청북도 청주 등에서 총 14건의 살인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4건의 살인사건 중 이씨의 DNA가 검출된 사건은 총 5건이었다. 이씨는 14건의 살인사건 모두에 대해 자백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춘재는 뚜렷한 사이코패스 성향을 드러냈다. 수사 초기에는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피해자의 아픔과 고통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언론과 타인에 관심을 받고 싶어 했다고 한다. 내성적 성격인 그는 군 복무 시절 최초로 성취감을 느꼈지만 제대 이후 단조로운 생활로 인해 욕구불만 상태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그가 상실된 주도권을 표출하며 성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한 것으로 봤다.
이춘재가 저지른 화성 '8차 사건'과 관련해서는 윤 모씨(53)가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당시 경찰은 윤씨를 구속영장 발부 없이 3일간 경찰서에 부당하게 구금하고 폭행해 허위자백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당시 수사에 참여한 경찰관 및 담당 검사 등 8명을 직권남용, 감금 등 혐의로 입건했지만 공소시효 만료로 '공소권 없음'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이 직접 당시 경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해 사과했다. 배 청장은 "이춘재의 잔혹한 범행으로 희생된 피해자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또 범인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씨와 그의 가족, 당시 경찰의 무리한 수사로 피해 입은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해 7월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증거물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의뢰해 수감중인 이춘재의 DNA가 검출됐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경찰은 총 57명으로 구성된 수사본부를 편성해 지난해 9월께부터 올해 4월께까지 총 52회에 걸쳐 이춘재를 접견 조사했다.
이춘재는 최초 접
[수원 =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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