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강 대 강' 대립구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추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신중 모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직 장관의 자녀와 연루된 문제인 데다 검찰과 법무부 사이의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이다 보니 검찰이 위법성 여부를 파악하는 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오늘(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1월 이 사건을 형사1부(부장검사 양인철)에 배당하고도 수개월간 수사에 큰 진척을 보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12월 추 장관의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서씨가 일병 시절 휴가를 나갔다가 부대로 복귀하지 않았는데, 추 장관이 부대에 외압을 행사해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후 올해 1월 추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달 19일에야 당직 사병으로 근무하며 서씨의 휴가 미복귀 보고를 받은 A 씨를 불러 조사했습니다. 고발 시점부터 5개월여가 지나서야 본격적인 참고인 조사가 시작된 셈입니다.
서씨는 추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맡고 있었던 2017년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미2사단지역대 소속 카투사로 근무했습니다. 당시 일병이었던 서씨는 휴가 2차 연장을 신청했으나 승인받지 못했는데, 상급 부대의 한 대위가 당직상황실로 찾아와 '휴가 연장건을 직접 처리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추 장관과 검찰의 갈등이 지속적으로 깊어지는 상황에서 진행되는 자녀 의혹 수사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신중모드'가 당연하다는 시각이 없지 않습니다.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아무래도 예민한 사안이다 보니 검찰에서도 신경이 많이 쓰일 것"이라며 "증거관계를 검토하거나 관계자 소환을 할 때도 사전 준비를 꼼꼼히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검사 출신의 다른 변호사도 "통상적인 수준보다 참고인을 조사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볼 수 있다"며
인사청문회에서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당시 추 장관은 "아들이 무릎이 아파서 입원하느라 군부대와 상의해 개인 휴가를 또 얻은 것"이라며 "외압을 행사할 이유도 없고 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한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