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 하나인 트위터가 각종 불법 사진과 자극적인 콘텐츠가 공유되는 '음지 문화'의 집합소가 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이 별도의 인증절차 없이 음란물, 자해 콘텐츠 등을 접하거나 생산하는 경우가 많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27일 트위터의 게시물들을 확인한 결과 자신의 신체부위 등을 찍은 사진과 성적 내용이 담긴 게시글 올리는 '일탈계(음란 사진을 올리는 등 일탈행위를 하는 계정)'가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는 현역 공군 병장이 이러한 계정에 군복을 입고 음란 행위를 하는 사진을 다수 올려 군사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문제는 청소년이 이같은 음란 게시물을 쉽게 접할 수 있고 직접 올리기도 한다는 점이다. 'N번방'·'박사방' 등 텔레그램 성착취물방 운영자들은 일탈계정을 표적으로 삼고 해킹 메시지를 보내는 등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우울계', '정병러'(정신병을 앓는 사람), '멘헤라'(일본어로 정신 질환 장애가 있는 사람) 등을 해시태그로 달고 자해 사진을 올리는 계정도 많아지고 있다. 대부분 10·20대인 계정 운영자들은 '05년생 청소년, 술담배O, 자해O, 만성우울증'과 같이 자신을 술담배와 자해를 하는 사람으로 소개하고선 '우울계 트위터 친구를 찾는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또 본인의 손목 등 신체부위에 상처를 내는 자해 모습을 찍어 올리거나 자해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온라인과 SNS를 중심으로 관계를 맺는 청소년이 민감한 콘텐츠에 쉽게 노출돼 있단 점을 지적한다.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는 "현재 청소년은 온라인에서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것이 익숙한 세대"라며 "가정이나 학교에서 끊임없이 성적·외모 등으로 평가받으면서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인터넷에 몰입해 해소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트위터는 과거에 비해 이용자가 크게 감소하면서 주 이용층인 10대~20대를 중심으로 극단적, 폐쇄적인 문화가 더욱 쉽게 퍼지고 있단 분석이다.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트위터 이용률은 2011년 20.4%에서 지난해 5.3%로 줄어들었다. 페이스북(29.6%), 카카오스토리(26.3%), 인스타그램(19.3%)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위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트위터 헤비 이용자(1일 2회 이상 접속자) 중 48%가 10대~20대였다.
트위터 관계자는 "N번방 사태 이후 첫 주에만 6만4000개 이상의 계정을 임시 혹은 영구 정지시키는 조치를 취했다"며 "중앙자살예방센터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에 삭제 요청 채널 권한을 부여해 지원하고 있다"고
이 대표는 "SNS 이용자들이 현실 속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본인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풀기 위해 일탈계, 자해 등 자기파괴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며 "근본적인 원인은 SNS뿐 아니라 가정 내 소통 부족과 높은 스펙을 요구하는 사회전반적인 분위기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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