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시비 끝에 무면허 운전이 적발될까 봐 도주하는 과정에서 차에 다른 운전자를 매달고 달려 다치게 한 3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오늘(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유석동 이관형 최병률 부장판사)는 특수상해,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혐의로 기소된 세무사 39살 A 씨의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2017년 11월 서울 관악구 한 도로에서 차량을 운전하던 A 씨는 차선에 갑자기 끼어드는 난폭운전으로 앞서가던 차량 운전자 B 씨와 시비가 붙었습니다. 차량을 멈춰 세운 B 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무면허 상태였던 A 씨는 경찰이 도착하기 전 도주하려고 했습니다.
A 씨는 달아나는 자신의 차량을 B 씨가 붙잡자 그를 매단 채 약 110m를 운전해 늑골 골절 등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자동차 에이필러 부분을 잡고 따라온 상황에서, 피고인의 운행으로 사회 통념상 피해자나 제3자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끼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특수상해 혐의에 대해선 자동차를 형법상 '위험한 물건'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다른 판단을 내놨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자동차를 잡고 있는데 그대로 운행할 경우 위험한 상황
이어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점, 집행유예 판결만으로도 피고인의 세무사 등록이 취소되는 등의 불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