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이슈, 좀 더 들여다볼까요?
북한이 대북전단에 반발하며 시작된 갈등이, 연락사무소 폭파, 확성기 설치 등 군사합의 파기로까지 번졌는데, 또다시 대북전단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요.
사회부 조경진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 질문1 】
이 얘기부터 하죠, 가장 궁금한 게 탈북자 단체가 보낸 대북전단이 왜 우리 측 지역인 강원도 홍천에서 발견됐죠?
【 답변1 】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대북전단이 들어 있는 풍선을 살포한 곳은 경기도 파주, 어젯밤 11시에서 12시 사이 한 시간 동안이라고 밝혔죠.
그 시간대 파주의 풍속과 풍향을 기상청에 문의해봤습니다.
고도별로 각기 바람의 방향이 달랐는데, 통상적으로 풍선이 올라가는 고도인 1.5km 이하 그러니까 관악산의 2배 높이 아래에서는 2.5~7.5m/s의 북서풍이 약간 강하게 불었습니다.
북서풍은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부는 바람인데요.
파주에서 풍선을 띄운 걸 감안하면 이 바람의 영향을 받아 남동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강원도 쪽에서 일부 전단이 발견된 거죠.
【 질문2 】
그렇다면 대북전단을 실은 풍선이 북한으로 갔을 가능성은 없는 건가요?
【 답변2 】
이 단체에서는 20개 풍선을 날려 전단 50만 장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는데,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지만 우리 정부는 정황상 신뢰도가 낮다고 보고 있잖아요.
하지만, 만약 이 단체의 주장만큼은 아니더라도 강원도 홍천에서 발견된 대북전단 외에 다른 풍선이 있었을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긴 어렵습니다.
여기서 살펴봐야 할 점은 대북전단의 경우 풍선의 크기나 안에 든 물건의 무게, 가스의 주입 정도 등 모든 게 변수가 된다는 건데요.
일단 이러한 조건이 같은 풍선이라고 본다면 강원도 우리 측 지역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하지만, 일부는 더 높은 위치의 바람인 남풍, 그러니까 남쪽에서 북쪽으로 부는 바람을 탔을 수도 있어 북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제로라고 까지는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 질문3 】
또 하나 궁금한 게, 통일부나 청와대가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고, 경찰 병력이 곳곳에 배치됐었잖아요? 어떻게 살포를 한 거죠.
【 답변3 】
지난주 토요일에 이 탈북자 단체가 6·25를 전후해서 '바람만 맞으면' 대북전단 100만 장을 날리겠다고 예고를 했었잖아요.
그래서 경찰도 접경지역 경비를 강화하고 만반의 준비를 했던 게 사실입니다.
실제로 지금 보시는 3단계 대응 시나리오까지 만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보시면, 1단계에서는 전단 살포 제지를 설득하고 안 되면 가벼운 물리력을 행사한다, 2단계는 전단을 고압가스나 드론으로 날리면 무산시키도록 한다, 3단계는 충돌이 벌어지면 신속대응팀이나 기동팀이 출동해 현장 검거에 나선다는 겁니다.
특히 대북전단 살포 단체를 감시하고 미행하는 추수조를 운용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질문4 】
그런데 기습 살포에 그만 뚫려버린 거로군요.
【 답변4 】
일단 경찰 감시를 피해서 아주 어두운 곳에서 밤 11시~12시 사이에 살포했다고 하는데요.
이 단체 대표는 앞서 경찰에 입건돼 본인은 경찰이 계속해서 추적을 하기 때문에, 이번 대북전단 살포는 아마추어인 회원들을 교육시켜서 이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 설명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고영환 /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많은 그런 전단을 뿌려왔으니까 아마 경찰의 행동을 예측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들고요. 다른 수단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을 이용해서 보내는 것까지 사실 경찰이 다 막기는 어렵거든요."
【 질문5 】
보니까 수소가스가 없어서 풍선에 헬륨가스를 넣었다고 했던데, 이게 무슨 소리인가요?
【 답변5 】
수소가스 구입이 어려워지고 갖고 있던 수소가스도 다 압수당했다, 그래서 17배 비싼 헬륨가스를 구입해서 풍선에 넣었다는 게 단체 측 주장인데요.
수소가스와 헬륨가스는 둘 다 가볍습니다.
그런데 수소가스는 인화성이 커서 불이 잘 붙거든요, 그래서 대체제로 사용되는 헬륨가스가 더 값이 비싼 겁니다.
【 질문6 】
이번이 끝이 아니라 대북전단을 추가로 살포할 가능성도 있나요?
또 대북전단에 반발해온 북한 역시 '대남 삐라' 살포를 예고했는데 언제쯤 이뤄질 걸로 보이나요.
【 답변6 】
당초 100만 장을 살포하겠다고 한만큼 남은 50만 장이죠, 추가로 대북전단을 살포할 가능성은 여전한데요.
이 때문에 통일부를 비롯해 경찰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북한 역시 모레죠, 25일 풍선과 드론을 사용한 대남삐라 살포를 준비 중이라는 북한소식통 인용 보도가 일부 나오고 있는데요.
대남삐라 역시 기상조건이 변수겠죠.
일단 25일은 저기압 영향으로 풍향이 남동풍에서 북서풍으로 급변하면서, 북한에서 우리나라로 전단을 날려보내기 쉬운 조건이 됩니다.
그런데 26일 낮 이후부터는 북서풍이 남풍으로 바뀌게 될 가능성이 있어, 이럴 경우 대북전단 살포에 유리한 상황이 됩니다.
다만,내일부터는 장마가 시작되는데, 비가 내리면 전단이 든 풍선이 비를 맞아 멀리 날아가지 못한다는 점도 참고해야겠습니다.
어쨌든 북한이 6·25를 전후해 어떤 식으로든 도발할 가능성이 커 우리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 클로징 】
이번 주가 또 한 번의 남북 긴장 국면의 분수령이 될지 지켜봐야겠군요.
조 기자! 수고했습니다.
[ 조경진 기자 / nice2088@mbn.co.kr ]
영상취재 : 양희승 VJ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