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닭인 줄 알고 잡았는데 알고 보니 행운을 가져다주는 길조였네요."
경기 평택시 고덕면 소풍정원 인근에서 길조로 불리는 '흰 꿩'이 발견돼 화제입니다.
소풍정원 인근에서 편백 체험장을 운영하는 목공명인 최철규씨는 두 달여 전 집 근처 숲에서 야생닭으로 보이는 흰색 가금류 한 마리가 축 늘어져 있는 것을 보고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최씨는 하얀빛에 왠지 애착이 가서 이 가금류를 토끼와 닭을 키우는 우리에 넣어놓고 정성껏 돌봐줬다고 합니다.
언제부턴가 기력을 회복한 이 가금류는 닭과 같이 '구구구'하고 우는 게 아니라 '꿔꿔' 하며 꿩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최씨는 그제야 닭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 야생 조류를 잘 아는 지인을 불러 물었고, 이 지인으로부터 "닭이 아니라 흰 꿩이고 대대로 길조로 알려져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실제로 흰 꿩은 삼국사기나 조선왕조실록 등 문헌에 길조로 자주 등장합니다.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은 오늘(22일) "삼국사기에는 '흰 꿩을 왕에게 바쳤다'는 이야기가 여러차례 등장하고, 조선왕조실록 세종 14년 기록에서는 '예로부터 상서로운 물건은 착한 임금의 세상에 감응하여 나오는 것이다. 전년도 평강에서 강무할 때 흰 꿩이 임금의 수레 앞에 나타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우리 민족은 본래 흰색을 좋아하는 민족으로, 특히 흰 꿩은 워낙 드물어 행운을 가져온다고 여기는 영물"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이사장은 흰 꿩이 유전적인 원인에 의해 '백화현상'이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멜라닌 색소가 덜 생겨서 깃털은 흰색을 띤다는 것입니다.
특히 평택에서 발견된 흰 꿩은 불완전한 색소 결핍으로 눈 주변은 일반적인 꿩의 색과 같은데 깃털만 흰 것으로 더 희귀한 새라고 부연
최씨는 "신기하게도 흰 꿩이 집에 들어오고 난 뒤 편백 가공품 주문이 2배 이상 늘었고, 최근에는 주문이 많아져 공방을 확장 이전하기도 했다"며 "무엇보다 우리 역사에도 자주 등장하는 길조라고 하니 더 정성껏 기를 생각"이라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