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여파가 곳곳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해외유입 감염 사례까지 급증하면서 방역당국의 대응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수도권을 넘어 대전·충남·세종 등지로 확산하는 코로나19의 전파 고리를 차단하는데 주력하던 방역당국으로서는 해외발(發) 감염 고리까지 동시에 끊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특히 해외유입 감염자 급증세를 조기에 제어하지 못하면 국내 상황이 더욱 악화하면서 대유행으로까지 다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오늘(20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7명 늘어 누적 1만2천373명입니다. 지난 5월 28일(79명) 이후 23일 만에 최대 규모로 증가한 것입니다.
지속적인 지역발생(36명)에 더해 해외유입(31명)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입니다.
해외유입 신규 확진자 수의 경우 이달 들어 한 자릿수를 유지하다 지난 12일(13명)을 포함해 5차례 10명대 두 자릿수를 기록했으나 30명대로까지 늘어난 것은 지난 4월 5일(40명) 이후 처음입니다. 정확히 76일 만입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이른바 '팬데믹'이 지속하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확진자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지만, 최근에는 그 숫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여서 심상치 않습니다.
특히 지난 18일에는 방글라데시에서 같은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내·외국인 9명이 무더기로 확진돼 해외발 감염확산의 뇌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확진자 대부분은 입국 당시 발열, 기침, 인후통 등 특별한 증상이 없어 전국 각지의 자택이나 임시생활시설로 이동한 뒤 진단 검사를 받았다가 확진됐는데 아직도 검사를 받지 않은 입국자도 있어 감염자가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방역당국은 일단 서남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가 재유행 조짐을 보인다는 사실 등을 토대로 확진자 중 다수가 해외에서 이미 감염된 채 국내로 유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기내 감염이나 입국 과정에서 감염됐다기보다는 해당 국가에서 감염된 상태 또는 무증상이나 경증 상태로 입국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습니다.
실제 19일 0시 기준 통계로 잡힌 해외유입 확진자 17명의 유입 추정 국가를 살펴보면 방글라데시 6명, 파키스탄 5명으로 현재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는 국가가 많은 편입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이날 현재 총 10만2천292명으로, 전날(9만8천489명)과 비교해 하루 새 3천803명이나 늘었습니다.
인도(38만532명)와 파키스탄(16만5천62명)의 상황 역시 좋지 않습니다.
문제는 최근 금어기가 풀리면서 원양어선 등 선원 근로자들이 국내로 속속 들어오는 데다 농촌에서 일손을 도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수도권을 물론 대전까지 영향을 미쳐 안그래도 벅찬데 해외유입까지 늘면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대규모 확진자가 나온 국가를 대상으로 입국 제한을 비롯한 조처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