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들의 명의를 도용한 범죄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아예 유령업소는 물론 직접 신용정보회사까지 세워 조직적인 범죄를 저지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박명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45살 위 모 씨는 지난 2007년, 쉽게 돈을 빌릴 수 있게 해준다며 노숙자들에게 접근했습니다.
위 씨는 노숙자들을 단체로 합숙시키며 이들 명의를 도용했고, 신용도가 높은 노숙자만 골라내기 위해 신용 정보 회사까지 차렸습니다.
▶ 스탠딩 : 박명진 / 기자
- "이들은 간단한 서류 몇 장만으로도 다른 사람의 신용정보를 손쉽게 조회할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피의자
- "법인 사업자하고 등기부 등본 대표자 관련 서류 등 그 정도만 있으면 한신평(한국신용평가원)에 등록을 할 수 있어요. (따로 실사 같은 건 없다는 말씀이시죠?) 네, 따로 실사는 없어요."
위 씨 일당은 이렇게 백여 명의 노숙자 명의를 도용해 유령업소를 만들고, 이른바 '카드깡'을 통해 2년 동안 부당 수수료를 챙겼습니다.
'카드깡'한 금액은 모두 120억 원, 챙긴 수수료만 5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들은 일단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인터넷 사업으로 유령업체를 차렸다가, 매출이 큰 유흥업소로 위장하는 대담함을 보였습니다.
경찰은 위 씨 등 6명을 구속하고, 명의를 빌려준 노숙자 이 모 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또 노숙자들의 명의가 이른바 '보이스피싱' 등 다른 범죄에도 사용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명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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