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불법 정치 자금을 건넨 정치인들을 속속 털어놓으면서 정가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박연차 리스트는 다름 아닌 박 회장의 입이라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박 회장이 입을 열게 된 배경을 안형영 기자가 짚어 봤습니다.
【 기자 】
검찰이 박연차 회장의 로비 의혹으로 수사 중인 정관계 인사는 어림잡아 봐도 10여 명.
검찰은 정관계 인사들의 줄소환에 대해 물러설 수 없는 증거를 들이밀면 박 회장이 실토하는 식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박 회장이 입을 열게 한 것은 자녀와 사업에 대한 염려 때문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검찰이 증여세 포탈 혐의를 잡고 세 딸뿐만 아니라 사위까지 출국 금지한데다, 첫째 딸을 소환 조사하자 결국은 입을 열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입니다.
게다가 박 회장의 오른팔인 정승영 씨마저 구속되면서 자칫 잘못했다간 그동안 공들여 쌓아 온 사업이 좌초될 수 있다는 기업인 특유의 생존 본능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워낙 입을 열지 않아 자물통이란 별칭을 얻었던 정태수 전 한보 회장이 검찰 수사가 사업 승계자인 아들에게 번지려 하자 입을 열었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현금과 상품권, 운동화까지. 혀를 내두를 정도로 교묘하게 검찰의 눈을 피해 왔던 로비는 결국 박 회장, 자신의 입을 통해 낱낱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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