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여의도 KBS(한국방송공사) 본사 건물 여자화장실에서 KBS 공채 출신 개그맨이 불법 촬영기기(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입건된 가운데 KBS 내에서 성희롱·성추행 등 성 비위 사건이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황보승희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KBS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6~2020년) 간 KBS에서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 성범죄 사건이 발생한 건수는 총 9건이다. 몰래카메라 사건이 발생한 올해에도 KBS에서는 소속 직원이 회식 자리에서 부하 직원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해 정직 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KBS에서 발생한 9건의 성 비위 사건 중 신체적 성희롱은 7건, 언어적 성희롱은 2건 등이다. 회식 자리나 근무 도중 가해자가 부적절한 신체 접촉이나 발언을 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KBS는 지난 2018년 국내 방송사 최초로 성평등센터를 개소하고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 사건을 조사하고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성 비위 사건은 모두 성평등센터에 신고돼 징계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EBS(교육방송공사)에서도 소속 직원의 성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EBS가 황보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EBS에서는 총 4건의 성 비위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신체적 성희롱 사건이 발생해 가해자가 정직 3월의 징계를 받았다. 나머지 3건의 언어적 성희롱에 대해서는 감봉, 견책, 경고 등의 징계가 내려졌다.
황보 의원은 "성범죄 징계에 대한 온정주의적 태도는 사내 성범죄 근절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일벌백계하는 차원에서 '원스타라이크 아웃'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BS에서는 공채 출신 개그맨이 서울 여의도 KBS본사 연구동 건물 여자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가 지난달 29일 발각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확보한 몰래카메라를 포렌식 작업 하고 있다"고 밝혔다.
KBS는 지난 3일 입장문을 내고 "연구동 건물에서 불법 촬영기기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재발 방지와 피해 예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이 사건의 용의자가 KBS 직원은 아니더라도, 최근 보도에서 출연자 중 한 명이 언급되는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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