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가 경영난 끝에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고 있지만, 이용자 보호책임이 있는 정부는 법 규정 미비를 이유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폐업 자체를 놓고도 정부 기관별로 입장이 달라 이용자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9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최근 국세청이 세금체납 등을 이유로 직권으로 사업자 등록을 말소하고 서비스가 사실상 마비됐음에도 주무 부처는 폐업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싸이월드 등 부가통신사업자는 폐업 전에 이용자에게 사전 통보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최대 1천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과기정통부는 국세청의 등록 말소와 별개로 싸이월드가 폐업 신고를 하지 않고 사업 운영 의지를 보인다면서, 폐업과 관련해 취할 조치가 따로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장 조사 이후 "전제완 대표가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직원 3, 4명도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한다"며 "공식적으로는 폐업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업체가 폐업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서비스 공백에 대해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용자 데이터 유실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도 백업이 가능하게 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장은 싸이월드의 서비스 유지에 희망을 걸고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용자 피해가 없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폐업한다면 정보를 백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는 폐업 상태가 아니고 회사 측에서 앞으로 2∼3주간 지켜봐달라고 했다"며 "서비스가 정상화된다면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다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싸이월드 서버를 유지하는 KT 등 통신사들도 당장 데이터가 소실된 것은 아니지만, 데이터 백업과 관리 등 책임은 싸이월드에 있다는 입장입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주차장에 낡은 차가 방치돼 있다고 해서 주차장 업주가 차를 어떻게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현재는 서버를 유지하고 있지만, 싸이월드의 사업 의지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데이터 백업 서비스에 대해선 "운영사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한 서버 유지만 하는 업체로서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이용자들은 데이터 백업을 위해 불안정한 홈페이지 접속을 시도하고 있으며, 일부는 자체
한 이용자는 "국세청은 사업자 등록을 말소했는데 다른 부처에선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나"라며 "법 규정 탓하고 사업자만 쳐다보는 대신 부처 간 협업과 소통으로 적극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