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례에 걸쳐 이뤄진 초·중·고교 순차 등교의 가장 마지막 날인 오늘(8일) 오전 8시 30분. 서울 강남구 A초등학교 앞에 학부모와 학생들이 속속 나타났습니다.
학생들은 등굣길에 만난 친구의 이름을 부르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간만에 교문 앞에서 만난 학부모들끼리도 서로 안부를 물었습니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습니다.
이날 처음 등교한 5∼6학년 학생들은 오랜만의 등교를 반겼습니다.
5학년 김모(11살) 양은 "오랜만에 학교에 오니 설렌다"며 "부모님이 마스크를 잘 쓰고 손을 잘 씻으라고 하셨는데 그러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5학년 김모(11살) 군도 "친구들을 5개월간 못 봤는데 보게 되어 기쁘다"고 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때문에 불안하진 않으냐는 질문에는 "아니요!"라며 밝게 웃었습니다.
서울 서초구의 B초등학교 앞에서도 설렌 표정의 등교생들이 교문에 들어섰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등교한 윤 모(11살) 군은 "어머니가 코로나19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셨습니다. 가서 마스크 잘 쓰고 있기로 했다"면서도 "온라인 수업이 아주 지루했는데,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친구 3명과 이야기를 나누며 등교하던 5학년 남 모(11살) 양도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서 함께 등교했습니다. 벌써 여름이고 곧 방학할 무렵인데도 아직 선생님 얼굴을 모르니 이상하다"며 "영상으로만 공부하다 친구들과 함께 발표할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고 웃었습니다.
일부 학부모와 학교 관계자는 대면 수업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불안감을 감추지는 못했습니다.
A 초등학교 교문 앞에서 5학년 딸의 등교를 지켜보던 학부모 윤모(45살) 씨는 "학교 내 감염이 걱정되지만 그렇다고 무한정 등교를 미룰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온라인 수업도 완전하지 않은 만큼 조금 불안해도 어쩔 수 없이 보낸다"고 말했습니다.
교문 앞에서 학생들을 맞이하던 A 초등학교 최모(58살) 교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업무량도 늘어났고, 혹시나 학생 한 명만 걸려도 등교 자체가 무너지니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이날 서울 서초구 C중학교 앞에서도 삼삼오오 모여 등교하는 학생들이 학교 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중학생이 된 후 처음 등굣길에 나선 1학년 학생들은 한눈에 봐도 교복이 새 옷이었습니다. 코로나19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잡담을 하며 교문으로 향하는 학생들이 많이 눈에 띄었고, 이른 아침부터 내리쬐는 햇볕 때문인지 마스크를 턱으로 내려쓰거나 아예 벗어서 손에 든 학생들도 가끔 있었습니다.
일찍 학교로 나선 1학년 이 모(13살) 군은 코로나19 때문에 등교하는 것이 다소 마음에 걸렸지만,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군은 "집에 동생이 있어 온라인 수업은 집중이 잘 안 됐습니다. 특히 온라인 수업이 화상통화 방식이 아니라 동영상을 보는 방식이라 반 친구들과는 오늘 처음 만나게 된다"며 설레는 기분을 전했습니다.
같은 학교 박 모(13살) 군은 "온라인 수업은 쉬면서 내가 원할 때 공부할 수 있어서 좋긴 하지만 질문도 못 하고 친구들도 못 만나는 단점이 있었다"며 "학교에 가면 친구들을 많이 사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초등학교
앞서 지난달 20일에는 고3, 27일에는 고2·중3·초1∼2·유치원생, 이달 3일에는 고1·중2·초3∼4학년이 등교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 4차례로 나눠 진행된 순차 등교는 당초 개학 예정일이던 3월 2일 이후 99일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