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의 위안부 할머니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 손 모 소장의 갑작스런 죽음이 또다른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고 손 소장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사회부 박자은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우선 서울 마포구 '평화의 우리집', 어떤 곳인가요?
【 기자 】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있는 '평화의 우리집'은 정의기억연대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때부터 조성한 공간입니다.
주택가 안에 위치한 단독주택인데, 지난 2012년 명성교회로부터 무상 임대받아 조성한 위안부 피해자 쉼터입니다.
지난해 1월 돌아가신 김복동 할머니가 이곳에서 생활하셨고, 현재는 길원옥 할머니가 요양보호사들의 도움을 받아 혼자 지내고 계십니다.
하지만, 정의연 후원금 논란이 불거진 뒤, 관련된 회계 자료가 이곳에 보관됐던 걸로 알려져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선 곳이기도 합니다.
【 질문2 】
고인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오랜 시간 돌봤던 분이잖습니까?
어떤 분이었는지 알려주시죠.
【 기자 】
고인이 정의연과 쉼터 일에 관여하게 된 건 2004년부터입니다.
저희 취재진이 알아본 고인은 평범했지만, 그 평범함 속에 위안부 할머니들을 돌보겠다는 책임감이 강했던 분이었습니다.
지난해 10월엔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때 길원옥 할머니와 윤미향 의원과 출국했는데, 올해 11월 미국 워싱턴에 '김복동 센터'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길원옥 할머니의 아드님이 오늘 쉼터를 찾아 슬픔을 표출했는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길원옥 할머니 아들
- "어머니를 16년 동안 돌보던 분인데 마음이 아파서 지금 왔습니다."
【 질문3 】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었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동고동락한 시간이 15년이라면서요?
오늘 윤 의원이 마포 쉼터를 찾았죠? 눈물을 보였다고 하던데…
【 기자 】
윤미향 의원은 고인 소식이 전해진 직후 쉼터를 찾았습니다, 굉장히 슬퍼했다는 전언인데요,
오늘 일과 별개로 윤 의원이 어젯밤 손 소장을 회고하는 글을 본인 SNS에 올렸지만,
해당 글은 지워져 현재 확인이 안 되고요.
윤 의원이 지난해 1월 언급한 SNS글을 보면 고인에 대한 감사 메시지가 반영돼 나옵니다.
지난 2003년 단독주택에 세를 내고 마련한 할머니 쉼터 일이 힘들어 사람을 구하는 데 고인이 좋은 뜻을 갖고 찾아왔고,
14년 동안 쉼터 일을 하는 동안 사회복지학 석박사 과정까지 마치고 할머니들 치유 활동도 도우면서 큰 에너지를 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방금 전 윤 의원은 SNS를 통해 글을 남겼는데, 자신의 피가 말라가는 것만 생각하느라 소장님을 제대로 살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내용의 추모사를 남겼습니다.
【 질문4 】
그런데 검찰이 이곳 '평화의 우리집'을 압수수색한 지 얼마 안 돼 벌어진 일이잖아요,
그러다보니 검찰 수사와 이번 극단적 선택이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는데,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 기자 】
네 정의연과 이곳 쉼터 압수수색이 지난달 21일 있었죠,
검찰은 오늘 소식에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라면서도,
"서울서부지검은 정의연 고발 등 사건과 관해 고인을 조사한 사실도 없었고 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도 한 사실이 없다"라고 곧바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고인은 압수수색 당시 마포 쉼터 현장에 없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손 소장 사망 소식에 검찰이 이렇게 주말 아침 즉각적으로 해명을 한 건 취재진 사이에서 이례적인 일이라고 합니다.
현재 검찰 수사 상황을 정리해보면,
마포 쉼터를 압수수색 뒤 정의연 회계담당자를 불러 조사했고, 지난 금요일에는 경기도 안성 쉼터와 쉼터 시공 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왔습니다.
이 때문에 윤미향 의원 소환도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와중에, 이번 일이 일어난 겁니다.
【 질문5 】
그런데 고인은 검찰 수사로 인한 어려움을 표출했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는데,
정의연은 어떤 입장을 내놨나요?
【 기자 】
네, 고인은 최근 진행된 쉼터 압수수색 등으로 인한 괴로움을 많이 표출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이나영 /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 "고인은 최근 정의연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셨습니다. 특히 검찰의 급작스런 평화의 우리집 압수수색 이후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다며…."
【 질문6 】
이런 가운데 이용수 할머니는 어제 또 윤미향 의원을 비판했다면서요?
【 기자 】
네 이용수 할머니가 어제 대구 경북 지역에서 살다 숨진 위안부 피해자를 추모하는 행사에서도 정의연을 강하게 비판했죠,
할머니 말씀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이용수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 "지금 검사가 하고있잖습니까 마땅히 해야됩니다 해가지고 이거는 그냥 둘 수 없죠 뭐 때문에 위안부 팔아먹었습니까 위안부를 왜 팔아먹어요."
어제만 해도 이렇게 격앙이 됐는데, 오늘 사건으로 인해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 지도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 앵커멘트 】
정의연의 회계 부정과 관련한 최초 의혹이 제기된 지 벌써 한 달 째인데, 주말 아침에 이런 소식을 듣게 돼 정말 안타깝습니다.
이제 남은 검찰 수사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박자은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송현주